고객 응대 서비스 담당자가 고객과 통화할 때, 발신자의 화난 목소리를 차분하게 바꾸는 인공지능(AI) '감정 취소' 기술이 등장했다. 소프트뱅크가 콜센터 직원이나 통화 교환원 등 고객 통화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상담원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아스 테크니카는 1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발신자의 음성에서 감정을 제거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은 소프트뱅크와 도쿄대가 협력해 설립한 AI 공동 연구 기관인 비욘드 AI연구소가 개발했다.
이에 따르면 AI가 화난 고객의 목소리를 차분한 목소리로 바꿔주는 감정 취소 기술로, 고객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상담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3년간 개발해 왔다. 2026년 3월 정식 출시 예정이다.
AI 모델을 사용해 전화 통화 중 고객 목소리의 톤과 높낮이를 실시간으로 변경한다. 이를 위해 10명의 배우를 고용해 고함, 비난 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100개 이상의 문구를 연기했고, 1만개 이상의 음성 데이터로 AI를 훈련했다.
AI 모델은 수신된 음성에서 목소리의 높낮이와 억양을 조정, 차분하고 덜 위협적으로 들리게 한다. 예를 들어, 앙칼진 여성 목소리는 톤을 낮추고, 위협적인 남성의 저음은 부드럽게 들리도록 톤을 높인다.
하지만 상담원이 상대의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약간의 톤은 살려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 모델은 대화의 길이와 내용을 모니터링, 길어지거나 모욕적이라고 판단되면 경고 메시지가 보내기기도 한다.
일본 서비스 업계에서는 고객의 공격적인 행동이나 불합리한 요구를 의미하는 '카스하라(고객 괴롭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직원들을 고객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상황이다.
물론 소프트뱅크의 감정 취소 기술이 고객 괴롭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이 기술이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