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구 CTO(왼쪽), 정지수 PO가 스캐터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황성구 CTO(왼쪽), 정지수 PO가 스캐터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실제로 남녀가 사귀면 로맨스 아니면 싸움으로 끝날 겁니다. '제타'가 바로 그런 플랫폼입니다. 기존 페르소나 챗봇을 한단계 넘은, 가장 몰입성 있는 챗봇일 겁니다."

‘제타(zeta)'는 스캐터랩이 지난 4월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토리 플랫폼'이다. 이 회사의 시그니처인 감성 대화를 넘어, AI와 채팅하며 실시간으로 스토리 창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AI 캐릭터를 생성, 원하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다. 이른바, '초개인화 콘텐츠'다.

황성구 스캐터랩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이루다나 강다온 등을 서비스하는 기존 '너티'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몰입감을 들었다.

"너티에서 이루다와 대화할 때는 사용자가 '나 자신'으로 대화하지만, 제타에서는 사용자가 스토리 속 캐릭터가 되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직접 상황에 대한 지시문을 제시하고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제타 챗봇과의 대화는 '달달해지거나 삐치거나' 둘 중 하나로 전개된다. 물론 사람처럼 챗봇을 달래면 다시 사이가 좋아진다.

스캐터랩은 페르소나 챗봇 분야에서는 해외 유명 업체인 캐릭터닷AI나 토키보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제타의 출시로, 기술적으로 다시 이들을 한발 앞서게 됐다.

기술뿐만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 훨씬 더 '서비스'다운 갖가지 아이디어를 추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시문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다른 챗봇에서도 '한숨을 쉰다' '소리를 지른다' 등의 상황 설명이 등장하지만, 사용자가 이를 직접 지시할 수 있는 것은 제타가 처음이다. 기획을 담당한 정지수 프로덕트오너(PO)는 "키보드로 '*'를 누르고 지시문을 입력하게 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가 상황 전개에 색다른 재미를 주고 사용자가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챗봇의 환각 현상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는 창의적인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사람도 말하다가 실수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더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황 CTO는 "스토리 개연성만 유지된다면, 챗봇이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하는 것이 창의적인 스토리 전개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오히려 환각 현상을 반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제타 서비스 화면 (사진=스캐터랩)
제타 서비스 화면 (사진=스캐터랩)

랭킹 시스템 도입으로 재미를 더했다. 정 PO는 "제작자의 동기 부여를 실시간 대화량이 많은 순서대로 랭킹을 공개하고 있다"라며 "향후 인기 제작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인기 캐릭터와 친해지는 미션 등을 진행하는 경우, 대화량이 부쩍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6월 현재 제타에서 생성된 챗봇은 40만개가 넘는다. 이용자는 16만명을 넘었다.

스캐터랩은 LLM 기술력도 정상급이다. 지난해 11월 자체 소형언어모델(sLM) '핑퐁-1(PingPong-1)'을 개발했다. 2022년말 이루다 재론칭 당시에는 해외에서 아직 서비스에 적용하지 않은 멀티모달 기능을 도입, 사진까지 읽어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타사 모델을 활용하는 곳은 운영 비용 문제로 시도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황 CTO도 "기술력이 스캐터랩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황성구 CTO(왼쪽), 정지수 PO가 서비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황성구 CTO(왼쪽), 정지수 PO가 서비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에도 제타를 론칭했다. 일본 사용자들은 가상 캐릭터와 대화하는 것에 거부감이 적고, 라이트노벨이나 애니메이션 등 인기 IP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황 CTO는 "서비스 사용자의 재방문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지켜보는 중"이라며 "한국과 비교했을 때 80%의 성과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목표하는 수치가 달성되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전용 sLM도 개발했다. "충분히 몰입감을 주려면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것만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화에 대해서도 학습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스캐터랩은 현재 제타 서비스와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상황에 따라 대화창의 배경 화면이 바뀌거나 음성과 멀티모달 기능을 추가 중이다. 

황 CTO는 "사용자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을 AI가 제시하거나 상황 지시문을 랜덤하게 제공, 스토리 전개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기능도 개발 중"이며 "프로필 생성도 다양한 사용자 취향에 맞게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소비자 대상 서비스 기업답게 AI 챗봇이라는 키워드를 넘어,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전체 사용자중 90%가 10~20대다. 특히 20대가 전체 사용자의 60%에 달한다.

황성구 CTO는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 시간이 약 2시간"이라며 "이는 한국인들이 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이 1시간인 것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10대 20대들이 여가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서비스 톱 10에 드는 것이 목표"라며 "유튜브와 네이버 웹툰 등과 견줄 수 있는 AI 분야의 대표 서비스로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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