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마에이아이가 작가의 그림체를 학습, '개인화 웹툰 창작'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했다. 정교한 웹툰 이미지 생성을 위해 데이터 학습 단계부터 많은 신경을 썼으며, 창작 단체 및 작가들과의 협업 확대로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오노마에이아이(대표 송민)는 최근 웹툰 창작 보조 서비스 '투툰(TOOTOON)'의 베이스 모델인 '아니마 디퓨전(Anima Diffusion XL)'을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투툰은 작가의 캐릭터 그림체를 학습, 개인화된 방식으로 웹툰 작품 활동을 보조하는 창작 도구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받아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니마 디퓨전은 투툰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작한 새로운 베이스 모델이다.
송민 오노마에이아이 대표는 "그동안 오픈 소스 모델 여러개를 활용, 체크 포인트를 최적화해 사용해 왔다"라며 "하지만 모델과 서비스 품질의 한계점을 실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테이블 디퓨전 기반 아니마를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니마 디퓨전을 별도 베타 버전으로 오픈, 일정 기간 무료 서비스한다고 전했다. 향후 사용량과 사용자 만족도를 분석, 유료화 전환을 고려할 계획이다.
만화나 웹툰 분야에 대한 AI 기반 창작 도구 출시가 이번이 최초는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스타트업 로어 머신(Lore Machine)은 스토리, 소설, 대본 등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해 웹툰을 생성할 수 있는 창작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또 국내에서는 지난해 이현세 작가가 'AI 이현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스타트업 슈퍼엔진도 만화·웹툰 제작용 생성 AI ‘퓨어모델 AI’를 개발했다.
아니마 디퓨전은 '개인화와 일관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여러 에피소드에 걸쳐 일관적인 그림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튜닝, 콘트 샷, 레퍼런스, 에셋 등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스토리텔링 부분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송민 대표는 "이달 말에는 투툰 스토리 모듈인 '투툰 페뷸레이터(TOOTOON Fabulator)' 서비스도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 특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 문제의 소지는 완전히 없앴다고 강조했다. 학습 데이터로 공개된 1000만장 이상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데이터를 사용했다. 데이터셋 합성과 필터링을 통해 데이터셋 크기도 늘렸다.
또 일러스트 데이터에는 작가 의도 등을 설명하는 라벨링이 생략된 경우가 많은데, 이번 학습 데이터에는 캡셔닝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웹툰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자체 진행 중인 웹툰 프로젝트 이미지도 일부 추가했다.
송 대표는 "더 많은 웹툰 협력사나 작가들과 협업한다면, 다양한 장르에서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 이미지 생성보다 웹툰 생성이 더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마디로 웹툰 이미지 생성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야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예로 AI가 어려워하는 '손가락과 관절 표현, 인체 비율 및 위치' 생성을 들었다. 사진은 정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나마 쉬운 편이지만, 웹툰은 작가마다 캐릭터의 비율이나 그림체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인체 묘사를 일부러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방식으로 의도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 AI가 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웹툰은 그림의 미묘한 뉘앙스만 달라져도, 곧바로 반발이 생길 정도로 까다롭다. 이미지 퀄리티가 너무 높아져도 문제다.
송 대표는 "아니마도 이런 점을 완벽하게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개선을 거쳤다고 자부한다"라며 "손가락, 발가락 등 인체 표현에 세세하게 캡션을 추가, 컨트롤을 가능케 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독자의 몰입감을 깨뜨리지 않도록 작화나 설정 붕괴의 최소화를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이에 오노마에이아이는 콘티를 입력하면 작가의 그림체로 '선화(러프하게 그려낸 스케치 위에 실제로 선을 따서 형태를 구체화하는 작업)' 단계까지 나아가는 것을 우선 목표로 잡았다.
"완성본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의도에 맞게 이미지를 수정한 뒤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 내용을 포함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투툰 3.0'에서는 웹툰 기획과 선화까지 이용해 볼 수 있다.
송 대표는 궁극적으로 1인 작가도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똑똑한 AI 창작 비서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웹툰 작가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 도구로 작업자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AI가 등장한 이상, 앞으로는 많은 콘텐츠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람의 상상력을 보조해 주는 모습으로 AI와 동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2년 설립한 오노마에이아이는 창작 보조 도구 투툰을 통해 기업 15곳과 PoC(기술실증)를 진행 중이다. '클립스튜디오'와 같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대표 제작 도구로 발전하기 위해 기업은 물론 개별 작가와의 협업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툰 아니마는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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