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된 지 2년을 앞두며, 일자리 걱정으로 AI에 반발하던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분야가 웹툰으로, 이런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투툰'을 서비스 중인 오노마에이아이(대표 송민)다.
오노마AI는 현직 웹툰 작가와 지망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AI 모델 및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지난 7월과 8월 이미지 생성 보조 모델 ‘아니마 디퓨전’과 스토리 생성 보조 모델 ‘페뷸레이터’를 순차 공개했다.
이처럼 투툰은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은 물론, 키워드를 입력하면 웹툰 기획안까지 자동 완성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창작자는 아이디어와 간단한 지시어만으로 스토리와 콘셉트를 시각화할 수 있으며, AI로 직접 선화를 보완해 빠르고 직관적인 창작이 가능하다.
그동안 웹툰은 생성 AI 도입을 가장 반대하는 분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에는 일부 작가들이 무단으로 자신들의 그림 등을 AI 학습용으로 사용한다며 집단 반발했다. 또 AI로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웹툰은 별점 테러까지 당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많이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 오노마AI 대표는 “생성 AI가 사람을 아예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서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라며 “실제 사용해 본 유저들은 하나의 창작 보조 도구로서 이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최근 미국 펜벤처스가 주관하는 미국 IR 행사에 참여, 미국의 웹툰 생성 AI 수요가 대단하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에서는 아무런 마케팅 없이 몇개월 만에 투툰 서비스 사용자 5000여명을 확보했다.
특히 “웹툰을 사랑하는 만큼 사용자의 피드백도 적극적인 편”이라며 “어떤 기능을 보완할지, 어떤 부분을 추가할지 등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대표적인 작가들과의 콜라보에도 나섰다. 이현세 작가와의 협업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작가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콘텐츠 페스티벌’에서 투툰 서비스를 이용해 웹툰 기획과 선화를 관람객에게 시연하며 AI 창작 솔루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선보였다. 그는 “AI가 창작을 도울 수 있게 되며, 새로운 창작 시대가 열렸다”라고 밝혔다.
또 2022년부터 세종대학교, 재담미디어 등과 진행하는 ‘이현세 AI 프로젝트’에서 오노마AI의 기술로 3가지 목표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 작가의 아이디어와 화풍을 AI가 대신 구현하는 것 ▲세종대 학생들이 이 작가의 만화를 재해석해 AI로 작업하는 것 ▲재담미디어가 이 작가의 작품인 '아마겟돈'이나 '공포의 외인구단'을 리메이크하는 것 등이다.
오노마AI는 순정만화의 대가로 유명한 원수연 작가와도 논의 중이다. 특히 투툰 서비스가 로맨스 웹툰에 강한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웹툰 플랫폼 재담쇼츠는 투툰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한 ‘타로’라는 옴니버스 작품을 업로드 중이다. 이를 AI와 작가들의 대표적인 콜라보 사례로 꼽았다.
이제는 마케팅이나 홍보 분야에서도 협업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AI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얻을 것이 많다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짧은 시간 빠르게 성장한 만큼, 기술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아니마와 페뷸레이터 외에도 ▲유저 개개인의 캐릭터를 학습해 작품에 반영할 수 있는 ‘엠포리움’ ▲스케치를 정교한 선화로 전환해 주는 ‘아티펙스’ 등을 결합했다. 목표는 ‘올인원 웹툰 창작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 지난달에는 별도의 일러스트 전용 생성 모델 ‘일러스트리우스’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AI 특성상, 인식 변화가 없이는 기술 발전이 어렵다고도 밝혔다.
“채색, 톤 보정 등 정교한 부분과 퀄리티까지 기존 웹툰에 접근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작가와 협력해 데이터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라며 “인식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AI는 필요 이상으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해야 하는 웹툰 산업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어시스턴트나 무명작가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의견과는 달리, 보조 작가들도 AI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눈 것이다. 기성 작가는 시간의 절약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점은 말보다 체감이 확실한 방법이다. 송민 대표는 “인식 제고를 위해, 그리고 업계 변화를 위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투툰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쉽게 AI 웹툰 제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