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국회의원 후보가 자신이 인공지능(AI)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의 프로필 사진이 AI 생성 이미지처럼 보인다는 의혹이 등장한 데다, 선거 유세 기간 중 심한 병에 걸려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영국 개혁당의 마크 맷록이라는 후보가 X(트위터)에서 AI라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자신이 실제 인물이라고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8일 X에는 맷록 후보의 사진이 AI로 생성된 것처럼 보인다며, 그가 사람이라는 증거가 있냐는 트윗이 등장했다.
게시된 사진에서 후보는 비현실적으로 매끈한 피부와 그린 듯한 헤어 스타일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 4일 열린 영국 총선에는 AI 후보가 출마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한 AI 회사의 임원은 AI 페르소나를 사용해 출마, 낙선했다.
또 맷록 후보가 소속된 정당은 일부 후보자의 사진이나 약력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모두 실제 사람이라고 해명했으나, 선거 운동을 하지 않고 당의 득표율을 높이기 위해 출마한 '서류상 후보자'라는 사실도 인정했다.
맷록 역시 자신이 인간이라며, "선거일 3일 전에 폐렴에 걸렸고, 선거일 밤에는 제대로 설 수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원본 사진을 공개하면서 배경을 제거하고 넥타이 색상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AI가 선거에 악용될 것이라는 예측은 많이 등장했지만, 후보자 자체가 AI라는 아이디어는 처음이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젊게 보이기 위해 과도한 포토샵 작업을 하거나 공식 활동이 없을 경우, 이런 지적은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지난 2022년에는 AI 챗봇이 대표인 덴마크 정당이 출범하기도 했다. 이 당은 예술인 및 기술인들이 모여 결성한 것으로, 당시 챗봇은 선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