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이세돌 9단의 근황을 소개한 뉴욕타임스(NYT)의 기사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간 창의성을 짓밟아 놓은 것 같다는 뉘앙스 때문이다. "완전한 헛소리"라는 비난도 나왔다.

NYT는 10일(현지시간) 글로벌 프로필이라는 코너를 통해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한 뒤 심정과 AI에 대한 생각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알파고에 패한 지 3년 만에 프로기사를 그만둔 이 9단은 현재 AI에 대한 강연을 열며 새로운 기술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익숙해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글은 레딧이나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며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한심하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 9단이 아니라, 기사 톤 때문이다. 이 9단은 비관론자가 아니며, AI는 일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일부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AI가 바둑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고려할 때, 그는 인간이 게임을 창조하고 이를 마스터한 AI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글의 제목은 'AI에 패배한 보드게임의 전설, 경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준비하세요'다. 이어진 내용은 "AI에게 충격적으로 패한 것은 새로운 불안한 시대의 전조"라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창의성, 독창성, 혁신에 경외감을 느꼈다. 하지만 AI가 등장한 이후로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졌다"라는 멘트와 "그가 예술 형식, 플레이어의 개성과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여겼던 것이 이제 알고리즘의 무자비한 효율성을 위해 버려졌다"라는 부분 등에 집중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이 9단에 'AI의 희생자'라는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또 아직 손가락 숫자조차 제대로 재현하지 못하는 AI가 진짜 인간 창의성을 말살한 것으로 오도한다는 내용이다.

와이컴비네이터 게시판의 한 사용자는 "정말 나쁜 글이다. AI가 게임에서 이기자,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사람들에게 AI의 위험을 경고하는 게 그의 의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또 "AI가 진짜 인간 창의성을 죽일 만큼 대단한 것을 내놓았는가"라며 "AI가 죽인 창의성이란 최하위급 창의성"이라는 말도 나왔다.

레딧의 한 사용자는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이런 종말론적 예측이 난무한다"라며 "AI가 모든 것을 끝낼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명백하게 틀렸다"라고 비난했다.

(사진=와이컴비네이터)
(사진=와이컴비네이터)

하지만 이 9단은 지난 3월 구글코리아가 마련한 특별 인터뷰에서는 다른 톤으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알파고 대국 이후 AI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며 “AI를 벌써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되지만, 윤리적인 시각을 반영해 개발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글이 지난 3월 진행한 특별 인터뷰

또 AI를 개발 중인 전 세계 구글 직원들에게 “구글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라며 “앞으로 AI가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기술이며,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구글을 응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NYT는 올 들어 오픈AI와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AI 기업의 데이터 무단 사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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