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올 하반기에 오픈 소스로 출시할 멀티모달모델(LMM)을 유럽연합(EU)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EU의 규제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더 버지는 18일(현지시간) 메타가 규제 우려를 이유로 새로운 LMM을 EU에서는 출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케이트 맥너클린 메타 대변인은 "우리는 향후 몇달 안에 멀티모달 '라마'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유럽 규제 환경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EU에서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메타는 지난달 19일 텍스트와 이미지를 처리하는 LMM '카멜레온'을 오픈 소스로 이미 출시했다. 이 모델은 오픈AI의 'GPT-4o'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이 단일 모델에서 다양한 양식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초기 융합(early-fusion)’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메타는 안전상의 문제로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메타의 발언은 수개월 내 카멜레온을 업그레이드 출시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쪽이든지 멀티모달 기능을 EU에서는 사용하지는 못하게 됐다.
또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 판매도 어렵게 됐다. 메타는 이 안경에도 LMM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23일 출시하는 '라마 3' 중 가장 큰 버전은 EU에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텍스트만 처리하는 대형언어모델(LLM)이다.
이번 결정은 EU의 엄격한 정책에 대한 일종의 항의다. 메타는 지난달 14일 EU로부터 SNS 사용자의 데이터로 AI 모델을 학습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에 따라 EU내 메타 AI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8월1일부터는 EU의 AI 법이 발효된다.
이런 반발은 메타뿐만이 아니다. 애플 역시 지난달 22일 EU의 데이터 공개 요구에 맞서, 출시 예정이었던 애플 인텔리전스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처럼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EU의 규제에 대해 미국 빅테크들은 제품 출시 포기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안 쓰면 너희만 손해'라는 식이다.
한편, 메타는 이날 브라질에서도 AI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EU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정부도 SNS 사용자 데이터 학습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메타는 이 방침이 처음 알려진 지난 3일에는 유감 표명에 그쳤으나, 결국 EU처럼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인구 2억명이 넘는 브라질은 메타의 왓츠앱 사용자 규모로 인도에 이은 세계 2번째 시장이다. 지난달에는 상파울루에서 이벤트를 개최, 광고주 대상 AI 광고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