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자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기술 생태계 조성을 통해 오픈AI와의 경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CNBC는 17일(현지시간) 앤트로픽과 멘로 벤처스가 1억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앤솔로지 펀드(Anthology Fund)'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멘로 벤처스가 투자 자금을 제공하고, 앤트로픽은 스타트업에 2만5000달러(약 3500만원) 상당의 대형언어모델(LLM) 사용 크레딧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2008년 애플 모바일 플랫폼의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애플과 클라이너 퍼킨스가 출시했던 '아이펀드(iFund)'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초기 개발자들을 빠르게 흡수, 앱 스토어 확대에 도움을 받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맷 머피 멘로 벤처스 파트너는 "AI의 발전 속도는 이전 혁신보다 10~100배 더 빠르다"라고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크레딧 제공 외에도 컨설팅, 분기별 모임, 핫라인 연결 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지분을 받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번 펀드 출시로 앤트로픽은 스타트업 지원 분야에서도 오픈AI와 경쟁하게 됐다. 오픈AI도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자체 스타트업 펀드를 운영 중이다.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는 "AI는 시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를 시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이를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머피 파트너는 "앤솔로지 펀드는 륭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함께 배우며, 가장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AI 스타트업 투자는 전문 벤처 캐피털이나 클라우드 빅테크의 영역이었으나, 이제는 오픈AI나 앤트로픽과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으로도 확장된 셈이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투자와 동시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벤처 캐피털 역시 자금 지원과 동시에 컴퓨팅 인프라를 싼 가격에 임대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