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JP모건이 내부 사용을 위해 인공지능(AI) 챗봇을 본격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는 월스트리트는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JP모건이 자산 및 재산 관리 부서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설계한 AI 챗봇 ‘LLM 스위트(LLM Suite)’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LLM 스위트는 '챗GPT'와 유사한 자체 개발 AI 챗봇이다. 문서 작성, 아이디어 생성, 요약 작업 등의 작업을 지원하며, 특히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 솔루션 및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 분석가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
JP모건은 데이터 보안과 환각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와 같은 소비자용 AI 챗봇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했다. 대신 자체적으로 LLM 스위트를 개발했다.
LLM 스위트는 현재 JP모건의 24만명의 글로벌 직원 중 약 5만명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규모는 월스트리트에서도 가장 대규모로 평가된다. 모건 스탠리 역시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테스트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생성 AI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먼저 대형언어모델(LLM)을 도입한 곳 중 하나다.
특히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대표적인 생성 AI 지지자다. 그는 AI의 등장을 "인쇄기와 증기 기관, 전기, 컴퓨팅 및 인터넷의 등장"에 비유했다. 또 “AI가 은행 내 모든 직무를 혁신, 일부 일자리를 없앨 수도 있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니엘 핀토 JP모건 사장도 “JP모건이 현재 사용하는 AI 기술에서 파생된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15억달러(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는 AI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의 잠재력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컨설팅 회사 엑센추어의 연구에 따르면, 은행원들은 일상 업무의 4분의3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 시티그룹은 은행 부문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AI 자동화로 인해 더 많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JP모건은 LLM 스위트와 같은 범용 도구 외에도 민감한 금융 정보를 관리하는 ‘커넥트 코치(Connect Coach)'와 ‘스펙트럼GPT(SpectrumGPT)’라는 다른 AI 도구도 보유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