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공지능(AI) 교과서 채택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디지털 기기를 버리고 책으로 돌아간 사례가 등장했다. AI 도입과 단순 디지털 기기 사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이 조치로 학생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평이 나왔다.
로이터는 10일(현지시간) 핀란드의 인구 3만명 도시 리히마키 중학교에서 이번 학기부터 노트북을 지급하는 대신, 책을 다시 사용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핀란드는 11세 이상 학생에게는 국가가 무료로 노트북을 지급하고, 2018년부터는 대부분 책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
그 결과 학생들은 수업 시간 중 노트북으로 딴짓을 하는 등 주의가 산만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야 카우노넨 포흘란린네 중학교 영어 교사는 "대부분 학생은 가능한 한 빨리 교과 내용을 확인한 뒤, 게임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채팅을 했다"라며 "교사가 다가가면 빠르게 브라우저에서 탭을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전역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어린이들의 학습 성과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어, 정부는 스크린 타임을 줄이기 위해 학교 시간 동안 휴대폰 등 개인 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을 기획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14살의 엘레 소카는 "가끔은 다른 웹사이트를 둘러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같은 학년인 미코 만틸라와 잉카 와로는 책으로 학습을 시작하며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글 쓰기는 디지털 기기가 편하지만, 읽기는 책이 훨씬 쉽고 빠르다"라고 말했다.
마우노넨 교사는 "요즘 젊은이들은 휴대폰과 디지털 기기를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화면만 응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책 도입과 동시에 변화를 관찰 중인 임상 신경심리학자인 미나 펠토푸로는 스크린 타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청소년들의 스크린 타임은 하루 평균 6시간 정도다. 과도한 디지털 사용은 시력 문제와 불안감 증가와 같은 신체적, 정신적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중 경험하는 멀티태스킹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두뇌는 멀티태스킹에 매우 취약하며, 특히 어린 나이에는 이를 잘 수행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