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을 사용자들이 채택하는 속도가 과거 PC나 인터넷보다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집괴 직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과 반더빌트대학교, 하버드 케네디스쿨 등은 20일(현지시간) '생성 AI의 급격한 채택(The Rapid Adoption of Generative AI)'라는 보고서를 통해 생성 AI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가정과 직장에서 생성 AI 사용 실태를 밝힌 미국 전역을 대표하는 최초의 조사 결과"라고 강조했다.
18~64세 미국 근로자 수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다섯가지 주요 사실을 지적했다.
우선, 생성 AI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챗GPT'가 공개된 지 불과 2년 만에 조사 대상의 39.4%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생성 AI를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그중 28%는 직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매일 이를 사용한다는 답변도 9명 중 1명꼴이었다.
반면,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인터넷은 도입 초기 2년간 사용률 20%를 기록했다. PC의 경우, 20%에 도달하는 데에 3년이 걸렸다. 즉, 생성 AI는 인터넷보다도 2배나 빠른 셈이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휴대성과 비용의 차이'를 꼽았다. 즉, 하드웨어를 따로 설치해야 하는 이전 기술과 달리, AI는 이미 갖춰진 인프라를 통해 접근이 쉽다는 점이다.
두번째로는 생성 AI가 기술 관계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데이터 과학자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건설이나 설치, 수리, 운송 분야의 블루칼라 근로자 5명 중 1명은 직장에서 생성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전했다. 물론 경영이나 사업 및 컴퓨터 직종에서의 사용률은 40%를 넘었다.
이는 AI가 숙련되거나 전문적인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생성에 이르기까지, 직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물론 젊고 고학력이며 소득이 높은 전문직일수록 AI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은 직장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졸 이상의 근로자는 학사 학위가 없는 근로자보다 AI를 사용할 가능성이 40%대 20%로 두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C가 업무에 본격 도입된 이후에는 PC를 사용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노동 시장에서 큰 피해를 봤는데, 생성 AI도 비슷한 양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AI 챗봇의 용도로 가장 많이 지목된 '정보 검색'은 직장에서는 2위(49%)를 차지했다. 직장에서 가장 많은 용도는 글쓰기(57%)였다.
또 행정 업무나 문서 및 데이터 해석 등 10가지 주요 업무에서의 생성 AI 사용률은 25%를 넘었다. 이는 생성 AI가 이미 업무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시간 절약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현재 미국에서 모든 근무 시간 중 0.5~3.5%의 시간에 생성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사용 수준에서 전체 노동 생산성이 0.125~0.875%포인트 증가, 생성 AI가 직접적으로 증가시킨 작업 생산성은 25%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성 AI의 초기 도입 단계를 감안할 때 이러한 추정치는 추측에 불과하다"라고 경고했다.
또 AI의 잠재력은 엄청나지만,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기술이 일상적인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깊숙하게 파고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