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수학자가 오픈AI의 추론 전문 모델 'o1'을 "보통이지만, 완전히 무능하지는 않은 대학원생"에 비유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의 강점은 다르며, AI를 인간의 조력자로 잘 활용하면 새로운 규모의 과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다.
디 애틀랜틱은 4일(현지시간) 테런스 타오 UCLA 수학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얼마 전 타오 교수가 온라인에 o1을 평가한 내용에 대해 세부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타오 교수는 '수학의 모차르트'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 수학자 중 하나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으로 알려지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등에서 최연소 참가 수상 기록을 모조리 갈아 치웠다. 이후 수학계 최고 영예로 꼽히는 필즈상을 비롯해 수십개의 상을 휩쓸었다. 38세이던 2013년부터 UCLA 수학과 최연소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먼저 지난달 13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o1을 평가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o1이 출시되자마자 어려운 수학 문제 몇개를 냈는데, 꽤 멍청한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기 GPT보다 많이 진보했으며, 특히 수학을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은 주목할만 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대학원생 비유는 약간의 오해가 있다"라고 전했다. o1 모델이 모든 측면에서 인간 대학원생과 비교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차이로 문제 풀이 과정에서 틀린 점을 지적하면, 인간은 그 점에 집중해서 큰 발전을 보이지만, 챗GPT는 수십만개의 피드백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능이 크게 향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내가 GPT-4에 제공한 피드백은 GPT-5의 훈련 데이터의 0.00001%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의 경우는 다르다"라고 표현했다.
반면, AI는 체스에서 수십수 이후의 양상을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는 등 인간과 장점이 확실하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보조 연구원으로 활용도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그 예로 '증명 보조자(proof assistants)'라는 역할을 들었다. 이는 최근에 등장한 기술로, 수학적 논증이 옳은지 아닌지 확인하는 컴퓨터 도구다.
타오 교수는 "수학에서는 증명이 한단계라도 잘못되면 전체 주장이 무너질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협업해 증명을 조각으로 나누고 검증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단일 프로젝트에 5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물며, 이때 AI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학은 이제까지 등장한 적이 없는 '공장 단위의 산업적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AI가 현재 공급망과 같이 특정한 유형의 결과만을 증명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타오 교수는 수학의 '산업화'를 강조했다. "고전적인 수학은 하나의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 7년 동안 다락방에 가둬놓고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패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AI가 해결할 문제는 수천개의 방정식을 늘어놓고, 거기에서 연관성을 찾는 대규모 작업이 될 것으로 봤다.
또 이런 점은 단백질 생성 AI 등에서도 이미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단백질 생성 A 역시 한번에 하나씩 단백질을 예측하고 시퀀싱하던 작업에서 벗어나, AI가 대규모 작업을 빠르게 처리해 주는 것이 엄청난 강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공부하는 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150년 수학자들은 편미분 방정식을 푸는 것이 주요한 일이었지만,이제는 컴퓨터가 이를 처리한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인간이 이미 잘하는 일을 복제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이는 비효율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과학의 최전선에서는 인간과 AI가 동시에 필요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AI는 수십억개의 데이터를 하나의 좋은 답으로 변환하는 데 매우 능숙하지만, 인간은 10개의 관찰을 통해 영감을 통한 추측을 하는 데 능숙하다"라며 "그들은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결론 내렸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