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기후 목표 도달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기후목표는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AI에 집중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발언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7일(현지시간) 슈미트 전 CEO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AI 인프라에 전폭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을 탄소 중립으로 만들고, 2050년까지 미국 경제 전체를 넷 제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AI의 엄청난 에너지 수요로 인해 일부 AI 기업들이 화석 연료에까지 의존하게 되며, 이런 목표는 위협받고 있다.
슈미트 CEO는 AI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억제할 수 있는 즉각적인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환경을 고려해 더 나은 배터리와 전력선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AI의 급격한 성장은 이런 조치를 훨씬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AI의 엄청난 요구에 압도될 것"이라며 "이것은 외계 지능의 도래이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기후 목표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AI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우리는 기후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어 "하지만 AI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AI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슈미트 CEO가 파격 발언으로 눈길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8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구글은 스타트업보다 느슨한 분위기 때문에 뒤쳐졌다"라고 밝혔다가 비난 받았다.
그의 발언은 정곡을 찌를 지는 몰라도, 일반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