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바디 파야툼롱 태국 디지털경제부 산하 빅데이터연구소 전략 프로젝트 담당 선임 감독관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씽크포비엘)
아피바디 파야툼롱 태국 디지털경제부 산하 빅데이터연구소 전략 프로젝트 담당 선임 감독관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씽크포비엘)

아피바디 파야툼롱 선임 감독관은 태국 디지털경제부 산하 빅데이터연구소에서 태국 정부의 AI 정책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태국 정부의 AI 가이드라인 수립에도 참여한 인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고성능 컴퓨팅 관련 협업을 진행하며 국내와도 인연을 맺었다. 최근에는 방한, 국내 기업 씽크포비엘이 개최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국제연대(TRAIN)' 세미나에 참여했다.

이 자리는 AI 신뢰성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기업과 정부 등의 거버넌스 수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서 태국 정부의 AI 정책을 소개한 파야툼롱 감독관은 규제보다는 진흥 정책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태국 정부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AI 맨파워'라고 밝혔다. 

태국 정부의 AI 가이드라인에는 ▲AI 법과 규제, 윤리 ▲AI 인프라 ▲AI 리서치 ▲AI 애플리케이션 등 광범위한 요소가 포함됐지만, 이중 인재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는 말이다.

우선 태국 정부는 인력 양성을 위해 AI 교육 과정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맞춰 지난해부터 태국 대학교에서 AI 교육 과정에 참여한 학생은 11만3438명에 달한다. 단 2년 만의 성과로는 엄청난 수치라며, 그만큼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과정을 졸업한 학생은 1200여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입학보다도 졸업이 어려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인재만 통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한 ‘슈퍼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서는 1년간 수료자가 10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를 통과한 인재들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국내는 지난 1월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4년제 대학에서 AI 관련 학과를 설치한 곳은 수도권 35곳을 포함한 76곳으로 집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까지 석박사급 AI 인재를 1260명까지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파야툼롱 감독관이 두번째로 강조한 것은 '일상에 AI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다.

태국은 금융과 헬스케어 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구체적 법률을 제정했다. 그러나 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청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기술이나 전문 분야를 넘어, 심리학이나 사회, 철학 분야 전문가들과도 협업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친 안전한 적용이 목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씽크포비엘)
(사진=씽크포비엘)

또 태국은 이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AI 리서치 팀을 구성, 일상에 AI를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태국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사회가 AI라는 신기술을 어떻게 믿고 사용하게 만들지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강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태국의 대표적인 AI 서비스로는 자동차 사고 사진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분석해 주는 ‘아이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AI 기반 법률 자문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터뷰 내내 규제에 대해서는 별 강조가 없었다. 규제에 대해서는 데이터와 빅데이터, AI 분야를 모두 같은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어 정확한 책임의 분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리가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정도다. 

물론 태국의 AI 정책은 외부에 많이 알려진 것이 아니다. 해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AI 규제안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법안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시장 파워 때문이다. 결국 시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그는 또 태국과 국내의 협업 필요성도 강조했다. “태국과 한국은 고유 언어를 가지고 있는 만큼, 독보적인 아시아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국은 많은 협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부산IT융합부품연구소 등과 태국-한국 협력 AI 테스팅센터 설립을 계획 중으로, 각국의 사례 등도 공유할 예정이다. 씽크포비엘 등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언급했다.

하지만 국제적인 흐름에서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AI 법은 흔히 규제 중심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강조하는 것은 '트러스트(TRUST) AI'라는 부분"이라며 "기술의 정확성을 넘어 ‘사회가 기술을 믿을 수 있도록 하는 정신'만큼은 본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파야툼롱 감독관은 마지막으로 “전 세계가 그렇듯 태국도 AI의 거대한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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