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 오픈AI CEO 축출 1주년을 맞아 당시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개임이 등장했다. 인공지능(AI)으로 당시 사태에 연관된 인물들을 챗봇으로 구축하고 축출 당시부터의 상황을 재연한 것이다. 그 결과 알트먼 CEO가 회사에 복귀할 확률은 20%밖에 안 됐다.
에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게임 개발사 페이블 시뮬레이션(Fable Simulation)은 21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SIM-1 샌프란시스코'라는 게임을 제작, 이를 실행해 봤다고 발표했다.
페이블은 "오늘로부터 1년 전 알트먼은 오픈AI로 돌아갔다"라며 "이사회 권력 다툼 이후.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또래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가에게 비밀리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라며 "우리는 SIM-1을 만들어서 오픈AI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게임에는 당시 상황에 관여한 인물들, 즉 알트먼 CEO와 미라 무라티 CTO, 일리아 수츠케버 수석과학자, 애덤 드 안젤로 이사회 멤버, 심지어 일론 머스크 CEO까지 등장한다.
또 각 캐릭터는 실제 사람과 같은 심리적 상태를 모방하도록 설계했으며, 일반적인 챗봇과는 달리 수면과 식사와 같은 신체적 조건에 따른 행동과 속임수나 의심과 같은 복잡한 행동을 표현했다.
특히 에드워드 사치 페이블 CEO는 "현재 AI 캐릭터는 착하지만 지루하다"라며 "SIM-1을 통해 우리는 공격적이고 전략적이며 성찰적인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칼 융이 '그림자'라고 부르는 것으로, 이런 에이전트는 게임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인간의 의사 결정의 지저분한 모습을 구현한다"라고 설명했다.
SIM-1은 'GPT-4o'로 구동되는 의사 결정 AI 프레임워크다. 지난해 11월8일 알트먼 CEO가 해고 통지를 받은 직후의 상황에서 에이전트를 투입하고 복귀까지 5일 동안의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20개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알트먼 CEO가 오픈AI에 복귀한 경우는 4차례에 불과했다. 대신 무라티 CTO와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가 CEO를 차지한 경우가 3번씩이었다.
오픈AI 출신인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오픈AI를 장악한 경우도 3번이나 됐다. 이는 실제로 알트먼 축출 후 헬렌 토너 오픈AI 이사가 앤트로픽과의 합병을 추진했다는 소문에 따른 것이다. 토너 역시 1번은 쿠데타에 성공했다.
그렉 브록먼 사장과 함께 2차례 CEO 자리를 지킨 에밋 시어는 며칠 간 CEO를 맡았던 인물이다. 심지어 머스크 CEO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복귀하는 경우도 1차례 등장했다.
결과는 모두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가능성이 있는 스토리로 분석된다. 페이블은 6시간에 걸친 게임 플레이 영상을 하이라이트로도 공개했다.
사치 CEO는 "이는 단순한 영상이 아니다"라며 "리더십, 게임 이론, 압박 속에서 의사 결정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처럼 알트먼 축출 사태는 불과 1년 만에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사건을 남게 됐다. 지난해 말에는 이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등장했고, 얼마 전에는 '두머(Doomer)'라는 연극이 인기를 끌었다.
또 얼마 전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 토론대학교 교수가 수상 소감 도중 "내 학생 중 한명이 샘 알트먼을 해고했다는 사실을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