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멕닐' (사진=링컨센터 극장)
연극 '멕닐' (사진=링컨센터 극장)

국내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국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드라마를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미디어넷은 13일부터 ‘키스라이팅’이라는 드라마를 매주 2편씩 공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AI가 엔터테인먼트나 예술 소재로 등장한 것은 꽤 오래됐습니다. 1927년 개봉한 영화 '메트로폴리스'가 효시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브로드웨이 데뷔작인 연극 '맥닐'이 화제였습니다. 이 작품은 AI 챗봇을 통해 거장들이 작품을 도용하는 소설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상이 좀 바뀌고 있습니다. AI가 과거처럼 SF가 아닌, 일상의 일부로 활용된다는 지적입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이처럼 최근 미국 예술계에서 화제가 된 AI 예술을 소개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머(Doomers)'이라는 연극입니다. 두머란 부머(Boomer), 즉 50~60대 베이비 부머에 대항하는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망한 세대'라는 뜻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벌어졌던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 축출 사태를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인 매튜 가스다는 소셜 미디어에서 알트먼 CEO 사태를 본 뒤 희곡을 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사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아들을 만한 내용입니다. 극 중 세스라고 불리는 알트먼 CEO가 동료들과 AI가 주는 혜택과 위험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어느 시점에서 칼을 들고 자신을 찌르라고 요구합니다. 그렇게 하면 AI가 가져올 파멸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알트먼 CEO와 그에 반대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 등과의 갈등을 말합니다. 가스다 작가는 알트먼 CEO에 대해 "그도 그저 엄청난 권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연 한달 만에 꽤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모은 후 내년 초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식적으로 공연에 나설 예정입니다.

연국 '두머스' (사진=X, Aqua Voice)
연국 '두머스' (사진=X, Aqua Voice)

AI를 주제로 한 전문 코미디쇼도 생겼습니다. '인공무지능(Artificially Unintelligent)'이라는 쇼에는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55명의 아마추어 코미디언이 등장, AI를 소재로 비정기적인 스탠딩 코미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미디는 AI가 곧 모든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말도 안 되는 분야에서 AI가 작동할 거라고 우기며, 유명 기술 기업과 CEO들을 조롱하는 등의 내용니다.

얼마 전에는 일부 기술 회사 고위층이 이곳을 다녀간 뒤 혹평을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닐 페텔이라는 코미디언은 "우리가 마치 궁정 광대 무리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궁정 광대는 왕을 비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이 쇼는 정기적인 월례 행사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다른 도시로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스팸 봇 (서진=미정렬박물관)
스팸 봇 (서진=미정렬박물관)

지난해 8월 샌프란시스코에 8주간 팝업으로 등장해 명물이 됐던 '미정렬 AI 박물관(Misalignment AI Museum)'은 더 크고 영구적인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유명인의 AI 복제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는 전화 부스나 박테리아의 클로즈업 이미지에 반응해 AI가 생성한 곡을 연주하는 그랜드 피아노, 가수 그라임스가 AI 도구를 사용해 디자인한 태피스트리, AI가 스팸 메일을 쏟아낸다는 것을 풍자해 스팸 깡통으로 키보드를 치는 스팸봇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국내에도 이런 시도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초기의 '도전적 시도'를 넘어 점차 정기적인 콘텐츠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이번에 소개한 내용들도 화제성이 아닌, 일상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어 13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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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new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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