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멸종 위기인 다람쥐를 구하는 방법이 화제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AI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BBC는 최근 제네시스 엔진(Genysys Engine)이라는 기업이 '다람쥐 에이전트(Squirrel Agent)'라는 AI 시스템을 개발, 야생 동물 단체 5곳과 붉은 다람쥐와 회색 다람쥐를 구별하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붉은 다람쥐는 회색 다람쥐 때문에 개체수가 많이 감소했다. 200년 전 영국으로 넘어온 회색 다람쥐는 토종인 붉은 다람쥐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맨눈으로 다람쥐를 구별하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명칭은 다르지만, 실제 색깔은 비슷하다는 이유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AI다. 다람쥐 에이전트는 수천장의 사진으로 훈련했으며, 97%의 정확도로 다람쥐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활용, 다람쥐가 먹이통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 정상적인 음식이 들어 있는 먹이통에는 빨간색 다람쥐만 들어갈 수 있고, 음식 대신 피임약이 섞인 먹이통에는 회색 다람쥐만 들어갈 수 있다. 이를 통제 붉은 다람쥐의 생존 가능성이 높이고, 회색 다람쥐의 번식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다람쥐 종류를 구별하는 것을 넘어 개별 동물을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동물 수염의 길이, 끝과 밑부분 등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AI에 학습하는 것이다.
에마 맥클레나건 제네시스 공동 창립자는 "동물의 수염은 인간의 지문과 같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데이터가 축적되어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가계를 추적하기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AI가 환경 보호론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된 사례는 이미 많다.
예를 들어, 세계자연기금(WWF)은 AI를 활용해 산불로 파괴된 호주의 광대한 지역을 촬영한 수백만장의 사진을 분석, 동물이 살아남은 장소를 발견했다.
이는 동물 애호가들에게도 활용된다. 미국 스타트업 버드버디는 AI 기반 '스마트 새 모이통'을 출시, 인기를 끌었다. 모이통으로 새를 유인해 내장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모바일 앱으로 새의 종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