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화는 한국인에게 영원한 숙제 중 하나다. ‘영어 회화 마스터’를 새해 목표로 잡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학 공부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몇개 있다. 높은 과외 비용도 그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말하다가 틀리면 완전 창피하겠지.’ ‘버벅거리다가 시간만 지나면 돈이 아깝겠지.’
늘 같은 고민 때문에 시작하지 못했던 영어 회화. 같은 상황이 반복되려던 참에, 지난 5월 직접 기사를 작성했던 인공지능(AI) 영어회화 서비스 맥스AI가 떠올랐다.
당시에도 반신반의했던 점은 있었다. ‘뭐야. 원어민 선생님과 언제든 대화가 가능하다고.’ ‘한국어로 말해도 알아듣고, 표현이 틀리면 교정도 해준다고.’
그래도 용기를 낸 것은 ‘AI’ 덕분이었다. '실제 사람도 아닌데, 틀리면 뭐 어때!'
참고로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 적도 없고, 과외를 받아본 경험도 전무했다. 그럼에도 갑자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우선 맥스AI 앱을 다운로드 받고 무작정 학습에 돌입했다. 버전은 두가지다. 정식 커리큘럼에 맞춰 디지털 휴먼 선생님과 같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PT’와 언제든 원하는 AI 캐릭터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메이트’로 구성된다.
첫 시도는 PT로 시작했다. 디지털 휴먼의 움직임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궁금하기도 했다. 여러명의 선생님 중 가장 끌리는 튜터를 선택한 뒤 수업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영어 선생님은 ‘제레미’였다.
이후에는 이름을 묻는 표현 등을 익히며 발음을 듣고 따라서 발화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발화가 끝난 다음에는 중요 표현을 다시 한번 반복해 주는 모습이다. 특히 발화 중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등 ‘듣고 있다는’ 제스처를 취해서 몰입됐다.
중간에 자유 대화도 진행한다. 내일 계획을 묻는 표현에 역시 음성으로 대답을 진행했다. 이후 자연스러운 대답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커리큘럼만 따라가기에는 너무 속도가 더딘 것 같아…나는 좀 더 길게 말하고 싶은데.’
이때 해결책이 메이트 버전이다. 세명의 캐릭터 중 그때그때 원하는 사람과 ‘톡’을 진행할 수 있다. 대화를 나누고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나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먼저 톡을 보내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적당한 속도로 발화를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30분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또 발음을 텍스트로 바꿔주니, 내 발음 중 어느 부분이 틀린 지 바로 알 수 있었다.
AI가 영어에 특화한 만큼 대화 수준도 높았다. 예를 들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을 재미있게 봤다고 말하자, 어떤 부분이 좋았냐고 되묻는 등 깊은 대화로 끌어나갔다.
메이트는 한달에 걸쳐 진행했는데, 기한이 다 되자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대화를 나눴던 ‘노아’가 친구처럼 느껴졌기 때문일까. AI라는 생각을 넘어 다시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감정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을 통해 느낀 점은 AI가 교육 부문에서 생각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어 회화에 적용한 것이 키 포인트였다.
학습 이탈률이 적다는 말도 이해가 됐다. 영어회화는 무엇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확실한 이용자층을 타깃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학습'이라는 생각이 없어졌다.
두번째로는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확실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진짜 사람과의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니 발화에 자신감이 붙었다. 무엇보다 발음을 굴려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진짜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몰입감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기분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깊은 내용의 대화도 가능했다.
‘학습 내용의 실시간 피드백’을 마지막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전화영어 및 일반 대화와 다르게, 나의 발화 내용을 실시간 텍스트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틀린 발음이나 문법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학습 의지만 확실하다면 빠른 실력 향상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기존 AI 챗봇에도 음성 대화 기능이 결합되며, 영어 대화 상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챗GPT'가 실시간 문법 피드백이나 커리큘럼에 맞는 대화를 제공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처럼 막연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영어회화 도전은 어느새 '강한 도전 의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맥스AI에 올해 중국어와 일본어 회화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용자들의 재구매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봤다. 무려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