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딥시크 띄우기가 한창입니다. 딥시크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달 28일 엔비디아 주가 폭락 직후부터인데, 마침 당시는 음력설 연휴 중이었습니다.
우선, 현지 매체와 소셜 미디어 등에 따르면 딥시크 창립자인 량원펑이 고향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량 창립자는 중국 광둥성 남부의 항구 도시인 잔장의 밀릴링 마을로 돌아왔는데, 이 지역에는 '고향의 자부심' '중국이 낳은 천재' 등의 붉은 깃발이 걸렸습니다. 또 이 마을은 중국인들의 방문이 급증하며 관광 명소로 변모했습니다.
이처럼 량 창립자는 이제 중국의 인기인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공개된 프로필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우스개도 나왔습니다. 그의 얼굴이 잘 알려지게 된 것은 리창 총리 주최의 심포지엄에 참석, CCTV에 나오면서부터입니다.
딥시크 체험담도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 연휴 기간 중 많은 사용자가 딥시크 체험담을 올렸는데, 그 내용 중에는 인공지능(AI) 챗봇을 넘어 신통한 '무당'을 대하는 듯한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웨이보에 오른 게시물 중에서는 왕 장위 홍콩 시립대학 법학 교수가 딥시크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묻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에 대해 딥시크는 7가지 답변을 내놓았는데, 왕 교수는 기존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도 발표한 적이 없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딥시크의 사고방식이 포괄적이고 실용적이며 관련성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유명 주식 해설가인 천즈하오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조언을 요청, 중국 정부가 외부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늘리거나 기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놀라운" 답변을 얻어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 샤오홍슈 사용자는 딥시크가 운세나 결혼 가능성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꿈을 통해 전생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지난 31일에는 딥시크의 추론 서비스에 화웨이의 '어센드 910C GPU' 칩을 사용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어센드 칩이 엔비디아 첨단 칩인 'H100' 성능의 60%를 발휘했다는 말이 뒤늦게 화제가 됐습니다.
어센드 칩은 출시된 5년이 된 칩인데, 이를 통해 첨단 칩 절반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는 것이 중국 칩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논리입니다. 웨이보에는 "화웨이 칩이 컴퓨팅 파워의 철의 장막을 찢어버릴 수도 있다"라는 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이 밖에도 딥시크는 중국의 자랑이자, 세계 AI 업계를 움직이는 핵심이라는 점이 연일 강조되고 있습니다. '챗GPT' 등장 이후 중국이 AI 분야에서 이렇게 기를 편 것은 처음으로 보입니다.
딥시크의 기술적 혁신은 대단하며, 중국이 미국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은 연말부터 거듭 지적됐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자부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R1 모델이 출시된 지 2주 밖에 안 됐는데, 벌써 성능을 뛰어넘었다는 모델이 미국과 중국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는 오픈AI를 통해 이미 익숙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중순에는 오픈AI 모델을 능가하거나 맞먹는다는 모델이 거의 매주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픈AI를 추격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특히 오픈AI는 최근 1주일 동안 'o3-미니' 무료 출시를 비롯해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와 '딥 리서치' 등 신제품 3개를 쏟아냈습니다. R1과 직접 비교는 피했지만, 모두 딥시크의 성능을 뛰어넘습니다. 특히 차세대 모델인 o3는 차원이 다른 '넘사벽'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다만, 딥시크의 비용 효율성을 넘었다는 모델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성능과 비용 모두 딥시크를 넘는 모델이 등장하는 순간, 흐름은 변할 것이 뻔합니다.
각국의 규제도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곳은 미국 의회와 국방부, 해군, NASA, 텍사스주와 이탈리아, 대만 정부 기관 등이 있으며 4일에는 호주도 합류했습니다. 데이터 문제로 조사를 벌이거나 경고를 보낸 곳은 국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딥시크 주간 사용자가 12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가 금지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결국 딥시크가 이 기세를 이어가려면 앞으로도 혁신적인 모델을 계속 출시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미국에는 'o3' 풀 버전을 비롯해, 메타의 '라마 4'와 xAI의 '그록-3'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메타나 xAI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퍼부으며 새 모델 개발에 매달려 왔습니다. 만약 딥시크를 압도하는 모델을 내놓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선합니다.
이어 4일 주요 뉴스입니다.
■ 뤼튼, 딥시크-R1 ‘안전 서비스’ 무료 제공..."사용자 데이터 중국서 못 봐"
뤼튼이 발 빠르게 R-1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사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 국내 서버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역시 '퍼스트 무버'다운 모습입니다.
■ 오픈AI '딥 리서치' 사용자들 "기존 AI와 답변 차원 달라"
인간 대신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식을 확장하는 에이전트 딥 리서치에 대한 호평이 첫날부터 등장했습니다. 한마디로 기존 AI 챗봇과는 답변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럴만한 심층 분석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 카카오, 국내 최초 오픈AI와 전략적 제휴..."카나나 서비스에 챗GPT 도입"
알트먼 CEO가 방한, 카카오와의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출시될 카카오의 챗봇 '카나나'에 챗GPT를 결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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