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시간) 진행된 메타의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의 스마트 안경에 대한 발표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딥시크'의 등장에 따라 모든 관심이 인공지능(AI) 사업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날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칭찬까지 내놓자, 스마트 안경 이야기는 자연히 뒤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올해는 수억개, 결국 수십억개의 AI 안경이 출시될 것인지 그리고 안경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니면, 그저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인지도 결정짓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뻔한 이야기 같지만, 나름 비장한 각오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는 2019년부터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총괄하는 리얼리티 랩스를 통해 누적 500억달러(약 73조1550억원)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누적 투자액이 1000억달러(약 146조31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부서는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비난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사같았으면 이 부서는 몇년 전 사라졌을 것입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나 디즈니 등은 일찌감치 AR 관련 부서를 모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수년간 답이 없어 보이던 이 사업부의 돌파구가 된 것이 바로 스마트 안경입니다. 메타도 스마트 안경, 특히 지난해 9월 공개한 차세대 AR 안경 '오라이온'을 두고 "수년 간의 노력이 축적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커버그 CEO가 올해를 AI 안경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해라고 말한 것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는 최근 사내 회의를 통해 지난해 레이밴 스마트 안경이 100만대 팔렸으며, 올해는 500만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리얼리티랩스 책임자이자 메타의 장치 사업을 총괄하는 앤드류 보스워스 최고 기술책임자도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2025년이 그동안 메타가 투자해 온 메타버스 및 AR, VR 분야의 성패를 가르는 해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 "메타버스가 선견지명이 담긴 업적이 될지 아니면 '전설적인 불행한 사건'이 될지를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다가 드디어 스마트 안경으로 기회를 잡은 메타는 올해 삼성전자-구글이라는 막강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경쟁을 넘어 스마트 안경이라는 플랫폼을 몇배 확장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애플도 '비전 프로'로 이를 노렸으나, 실패했습니다.
메타가 어떤 제품을 추가할 지도 관심입니다. 보스워스 CTO는 올해 AI 기반 웨어러블 장치를 6개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이미 알려진 내장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 안경과 고글형 스마트 안경, 손목밴드 컨트롤러 외에도 3가지가 더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메타가 이처럼 장치에 집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메타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메타 AI 등은 휴대폰이나 PC같은 장치나 구글 및 애플의 앱스토어가 없으면 서비스가 어렵습니다. 저커버그 CEO의 최종 목표는 이를 넘어 독자적인 장치와 플랫폼을 갖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저커버그 3.0'이라고도 부릅니다.
따라서 스마트 안경은 단순한 수익 차원을 넘어 회사의 비전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저커버그 CEO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어 3일 주요 뉴스입니다
■ 오픈AI, AI 에이전트 '딥 리서치' 공개...'딥시크' 정확도 2.8배 기록
오픈AI가 인간처럼 웹을 심층 검색하며 지식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전문가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해 주는 에이전트 '딥 리서치'를 출시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벤치마크에서 '딥시크'를 2.8배 차이를 눌렀다는 점입니다.
■ 애플, 중국 아이폰에 '딥시크' 탑재하나...내부 테스트 진행 중
애플이 중국 판매용 아이폰에 탑재할 AI 모델로 딥시크를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바이두나 텐센트 등 기존 업체와의 협상이 잘 안 풀리자, 최근 화제인 모델을 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오픈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 "아직 번거롭지만 강력한 미래 예고"
지난주 출시된 오픈AI의 첫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에 대한 후기가 등장했습니다. 간단한 작업을 처리해 줄 수는 있지만, 아직은 인간의 참여가 필요해 번거롭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발전하면 위력적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 [2월3일] 딥시크 등장으로 주목받은 '제번스의 역설'이란..."결국 GPU가 중요하다는 말"
- [1월5주] 증류와 전문가 혼합, 학습과 추론...딥시크는 AI 기술 전파 1등 공신
- [1월4주] '스타게이트'와 오픈AI, 그리고 MS와 오라클
- [2월5일] 중국의 '딥시크 띄우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 메타, 헴스워스 등장하는 '슈퍼볼' 스마트 안경 광고 공개
- [2월6일] 딥시크에 영향받은 또 다른 분야는 '데이터 라벨링'
- [2월2주] 딥시크,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단기간에 제미나이 능가"
- 메타, 연구용 AR 안경 출시..."로봇 등 다양한 사례 기대"
- 구글, 시선 추적 스타트업 인수 시도...스마트 안경 제작에 활용
- 메타의 스마트 안경 '하이퍼노바'는 아이폰 대항 제품
- "메타 스마트 안경, 연간 1000만대로 생산 확대...몇년 뒤 휴대폰 대체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