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유명한 루소 형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화 프로덕션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 효과의 대명사가 된 루카스 필름의 ILM과 같은 전용 스튜디오를 구축, 적은 예산으로 다양한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앤서니와 조 루소 형제는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전용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자체 제작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루소 형제는 최근 넷플릭스에 개봉한 영화 '일렉트릭 스테이트' 홍보차 인터뷰에 나섰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사상 최대인 3억2000만달러(약 463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레트로풍의 SF 영화로, 인간과 AI 로봇 간의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이들은 AI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루소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기술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제작 스튜디오인 '아그보(Agbo)'를 통해 애플이나 에픽 게임즈의 최고 기술자들을 영입, 'AI 스컹크'라는 동영상 생성 AI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세부 정보는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지만, 외부 AI 회사와 협력하는 것 아니라 모든 기술을 사내에서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티스트들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 기술이 아티스트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기업이 미디어를 만드는 데 사용될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들은 아마도 아티스트가 도구를 통해 프로세스를 향상하는 것보다 아티스트를 대체하는 방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AI 기술로 캐릭터나 세트의 3D 모델을 만든 다음, 영화나 게임, 테마파크, 텔레비전 쇼 또는 다른 곳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트랜스미디어(trancemedia)'라고 부르며 "앞으로는 미디어의 주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목표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 시각 효과의 전설인 ILM을 설립,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화 제작의 지평을 넓혔던 것과 같은 일을 AI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일렉트릭 스테이트는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루소 형제는 현재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등 두편의 마블 영화를 제작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 박스오피스에서 28억달러(약 4조560억원)를 벌어들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감독, 당시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한 바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