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화도 문제 없이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는 21일(현지시간) AI 사용을 포함한 새로운 시상식 규정을 업데이트했다.
새 규정을 통해 "영화 제작에 사용된 생성 인공지능(GAI) 및 기타 디지털 도구와 관련, 이런 도구는 후보 지명 가능성에 도움이 되지도, 해가 되지도 않는다"라고 밝혔다. 즉, AI를 사용했다고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카데미와 각 부문은 수상 영화를 선정할 때, 인간이 창작의 중심에 얼마나 있었는지를 고려해 수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상식에 참여하는 영화들은 AI 사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는 지난 2월 이미 예고됐던 것이다. 올해 시상식에서 '브루탈리스트'와 '에밀리아 페레스' 등 많은 영화에 AI가 활용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새로운 규정을 4월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전까지 영화 제작에 AI 활용 여부를 밝히는 것은 선택 사항이었다.
아카데미가 AI 활용에 대한 공식 지침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규정 신설은 불과 2년 전 할리우드 배우와 작가들이 AI 사용을 반대하며 대규모 파업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와 관련, 음악 관련 최고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지난 2월 AI로 존 레넌의 목소리를 복원한 비틀즈에 최우수 록 공연상을 수여했다.
한편, 일부 감독이나 관계자들은 AI가 오스카에서 인간이 만든 작품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로킷 플릭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 조나단 켄드릭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도구를 영화에 사용하는 것이 "형편없는 작가의 도움을 받는 것과 같다"라며 깎아내렸다.
그는 "물론 개략적인 윤곽은 잡을 수 있겠지만, 감정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면 AI가 오스카상을 안겨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