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수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가 제작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브루탈리스트 다비드 얀초 편집자가 배우들의 헝가리어 발음을 수정하기 위해 AI 음성 변조 기술을 사용했으며,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건축 도면 제작에도 생성 AI를 활용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화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인 헝가리 출신 건축가 라즐로 토스가 미국으로 이주, 최고 건축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AI 기술은 주연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와 상대역 펄리시티 존스의 헝가리어 발음을 자연스럽게 보정하는 데 사용됐다.

그러나 앞서 두 배우가 각각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 논란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발음조차 연기의 일부분인데, AI 사용은 연기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라는 이유다.

또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건축 도면 제작에도 AI 기술이 활용됐다. 얀초 편집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도 가능한 작업이지만, AI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3시간이 넘는 대작임에도 1000만달러(약 144억원) 미만의 예산으로 제작됐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 기술 사용은 할리우드에서는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지난 2023년에는 AI 사용을 금지하라는 요구로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브루탈리스트의 AI 활용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브래디 코벳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존중하며 언어적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사용한 것"이라며 "AI는 배우의 연기를 대체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우의 순수한 연기가 아니다” “시각 예술에 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AI를 쓰는 건 부끄러운 일”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AI 도구 사용은 시대적 흐름이며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입장도 등장했다.

AI 논란 속에서 브루탈리스트가 오는 3월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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