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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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규제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압박을 받는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영향을 벗어나 기술 자립을 실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30일(현지시간) EU가 지난 9일 작성한 국제 디지털 전략의 초안을 입수,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전략은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경제적, 안보적으로 필수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EUU는 미국과 같은 주요 강국에 대해서 "분리는 비현실적이며 기술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협력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인도를 필수 협력 국가로 언급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사이버 보안, 반도체, 양자 컴퓨팅, 6G 통신 네트워크 등 4개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 국가와 협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경계를 높였다. 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며, EU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EU가 주도적인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화웨이와 같은 업체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에 대해서도 중국의 저가형 칩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럽의 정책 입안자와 경제학자들은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유로스택(EuroStack)'이라는 제안을 통해 유럽이 칩과 클라우드 컴퓨팅, AI 모델을 개발하고 유럽산 구매 조달 규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초안은 이들의 의견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실제로, 유럽은 과거 미국 및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늘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초안을 통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강도 높게 EU를 비난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실제로 최근 EU는 디지털 시장법(DMA) 위반으로 애플과 메타에게 각각 5억유로와 2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평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EU에 AI 규제법의 시행 규칙을 폐지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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