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생성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음성 비서 ‘알렉사 플러스(Alexa+)’를 출시한 지 한달 만에 1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알렉사가 적용된 기기가 6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도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지난 2일(현지기산)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AI 음성 비서 알렉사 플러스가 현재까지 10만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배포됐다고 발표했다.
알렉사 플러스는 지난 2월 개최된 아마존의 공개 행사에서 기능 시연과 함께 소개됐으며, 이후 4월 초부터 미국 내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초기 배포가 시작됐다.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에게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알렉사와는 달리, 알렉사 플러스는 생성 AI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사용자를 대신해 서드파티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 기능까지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그럽허브(GrubHub) 같은 서드파티 앱 활용해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생성하거나 선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2월 행사에서 선보인 일부 주요 기능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재시 CEO는 “앞으로 몇달 안에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도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여전히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그는 알렉사 플러스를 “소비자를 위한 최초의 행동 지향적 AI 에이전트 중 하나”라고 강조했지만, 아직도 기술 수준은 “원시적이고 부정확하다”라고 털어놓았다. 현재 AI 에이전트의 작업 처리 정확도는 30~6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웹 브라우징 에이전트 ‘노바 액트(Nova Act)’의 정확도를 9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통합 시리' 출시를 내년으로 미룬 애플보다는 빠른 편이다. 같은 날 열린 애플의 실적 발표에서 팀 쿡 CEO는 “시리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마존과 애플 모두 기존 음성 비서를 생성 AI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난관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AI 개발을 늦게 시작했지만, 빠른 기술 발전에 맞춰 개발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대형언어모델(LLM)을 넘어 아마존은 알렉사가 탑재된 기기를, 애플은 아이폰을 작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아마존도 제대로 된 알렉사 플러스를 선보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