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이)
(사진=비이)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 비(Bee)를 인수하며 AI 하드웨어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이는 아마존이 웨어러블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AI 비서 ‘알렉사’의 변화를 예고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마리아 드 루르드 졸로 비 공동 창립자는 22일(현지시간) 링크드인을 통해 아마존에 인수됐다고 밝혔다.

그는 “꿈에서 시작된 여정이 이제 아마존이라는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라며 인수 사실을 공식화했다. 아마존 역시 인수를 인정했으나, 거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2년 설립된 비는 팔찌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파이오니어(Pioneer)’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기기는 사용자의 일상 대화를 실시간으로 녹음해, 할 일 목록 생성과 일정 알림, 대화 요약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기기 가격은 49.99달러(약 6만9000원)이며, 매월 19달러의 구독료가 부과된다. 애플 워치용 앱도 제공된다.

비는 사용자의 계정과 알림을 통해 휴대폰을 대신하는 ‘클라우드폰’ 역할을 목표로 한다. 졸로 창립자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개인적이고 주변적인 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추구한다”라고 밝혔다.

(사진=비)
(사진=비)

이번 인수는 음성 기반 스마트 스피커 ‘에코(Echo)’ 시리즈로 대표되는 아마존의 AI 생태계가, 이제 웨어러블 AI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존은 과거 ‘헤일로(Halo)’라는 건강 추적용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했으나, 2023년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존이 차세대 AI 비서 ‘알렉사’에 비 기술을 통합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는 AI 하드웨어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접근을 보여준다. 499달러에 출시됐다가 실패한 휴메인의 'Ai 핀'과 달리, 비는 50달러라는 저가로 소비자 접근이 용이하다. 오픈AI, 메타, 애플 등도 AI 기반 웨어러블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아마존의 이번 인수는 AI 하드웨어 경쟁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다만, AI 웨어러블의 프라이버시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기기가 사용자의 모든 대화를 자동으로 녹음하고 분석하는 만큼 데이터의 저장·처리 방식에 대한 이용자 우려는 피하기 어렵다.

비는 “모든 음성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으며, AI 학습에도 활용하지 않는다”라며, 사용자가 주제나 위치에 따라 녹음이나 학습을 자동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우리는 고객이 경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이 원칙은 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프라이버시 보호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비의 직원 전원은 아마존 입사 제안을 받았으며,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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