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원하는 완성형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는 앞으로 2년 뒤에야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다른 기업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등장했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이 AI 시대를 맞아 다른 회사를 따라잡을 확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해 6월 선보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1년이 지나야 구현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시리의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하려면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우선 지난주 아마존이 공개한 '알렉사 플러스'로 인해 이제는 오픈AI나 구글은 물론, 아마존도 따라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알렉사 플러스는 다양한 쿼리에 응답하는 것은 물론, 주변 기기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추구하는 그런 기능이라는 것이다.
현재 iOS 18 버전의 시리는 두개의 두뇌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타이머와 전화 걸기와 같은 기존 명령을 작동시키고, 다른 하나는 더 고급 쿼리를 처리해야 한다. 특히 후자를 처리하기 위해서 'LLM 시리'를 개발 중으로, 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처리해 사용자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알려진 대로 LLM 시리는 2026년 6월 열리는 WWDC에서 iOS 19.4의 일부로 소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시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키텍처 전반을 뜯어고쳐야 하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애플 내부에서는 2027년 iOS 20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소비자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말이 나왔다. 그동안 오픈AI나 구글, 아마존 등이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를 감안하면, 애플이 AI에서 전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실제로 애플의 역량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자랑스럽게 공개했지만, 당시 선보인 기능은 아직 다 통합되지 않았으며 오는 5월 iOS 18.4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예정이다.
국내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되는 것도 이때부터다. 이미 지난해 9월에 선보여야 했을 기본 기능을 탑재하는 데 1년이 걸릴 만큼 개발이 부진했다는 말이다.
또 이미 출시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잦은 문제를 일으켰으며, 애플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자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 확보에도 실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뒤늦게 AI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이를 실행할 하드웨어는 이미 다른 빅테크들이 점유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애플은 최근 텍사스에 서버 공장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공장 건설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다른 기업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이다.
따라서 삼성-구글처럼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이를 따라잡아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리에 통합된 '챗GPT'는 거의 형식적인 것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픈AI도 애플을 위한 별도의 LLM을 구동하지 않으며, 이 기능은 시리가 무언가에 응답하거나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미지 분석 기능에만 백업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 임원진은 이런 상황이 아이폰을 판매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이 넘게 축적해 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통합과 자체 칩 및 소프트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강점이 여전히 우위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AI는 삶의 형태를 바꿔놓을 만큼 파괴적인 기술로,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모두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어느 시점까지 애플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순간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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