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개울길
순천만국가정원 개울길

"살면서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 전남 순천이 자연과 도시, 산업과 삶을 잇는 ‘치유도시’로 또 한 번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 동천 등 풍부한 생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이 도시는 ‘회복’이라는 개념을 더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치유 공간으로 재구성 중이다. 

순천시는 최근 유럽의 치유 선진 도시들을 탐방하며 ‘순천형 치유도시 모델’의 밑그림을 그렸다. 

첫 방문지는 영국 맨체스터의 '매기스센터'.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비의료적 치유 공간으로, 건축 자체가 회복의 도구가 되는 이곳은 곡선형 건물과 낮은 창, 햇살 가득한 정원으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한다. 

순천 역시 자연과 감성을 잇는 공간을 통해 건축이 회복의 매개체가 되는 도시 설계를 추진 중이다. 이어 찾은 독일 바트 뵈리스호펜은 인구는 적지만 연간 90만 명이 방문하는 건강 도시다. 

크나이프 자연요법을 기반으로 공원, 숙박, 약국, 식당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활 속 치유' 모델은 순천이 지향하는 장기 체류형 치유 플랫폼의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순천의 핵심 전략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도시 조성이다. 순천만, 정원, 동천, 숲길 등 생태 자산을 중심으로 도시 전체를 하나의 치유 네트워크로 설계하고 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장기 체류와 힐링, 소비, 일자리가 동시에 순환하는 도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는 '갯벌치유관광플랫폼'이 있다. 국비 160억 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 예정인 이 플랫폼은 습지 보전과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이끄는 순천형 치유도시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산업이 다변화되어야 도시가 살아남는다"며 "정원도시를 넘어 치유도시로, 순천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 치유도시의 대표 무대다.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로 시작된 이 공간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정원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보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거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자연의 리듬 속에 자신을 놓는다.

저녁 호수 앞에서 열리는 촛불 콘서트, 향기로운 가드닝 체험, 발달장애인과 청년이 함께 가꾸는 정원은 '진짜 회복'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여름철 야간개장으로 밤 9시까지 열리는 정원은 한여름의 오아시스로,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작지만 확실한 전환점을 선사한다.

삶이 버거울 땐, 도시를 떠나 자연과 회복이 공존하는 곳으로 향해야 한다. 순천은 단지 쉬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기 위한 힘을 얻는 곳이 되고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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