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은 곧 에너지 산업입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한 연구원의 이 말은 지금 전남이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지금, 그 혁신의 발판이 '전기'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SMR개발인허가 일정'과 SMR 세부 구조도와 원자로 모듈
'SMR개발인허가 일정'과 SMR 세부 구조도와 원자로 모듈

인공지능은 우리가 복잡한 자료를 정리하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문제를 푸는 일을 대신 해준다. 하지만 이 AI가 똑똑하게 일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곳이 바로 데이터센터다. 쉽게 말해 'AI의 집'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축구장만 한 크기의 컴퓨터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AI의 집이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쓴다는 것이다. 대형 데이터센터 하나가 사용하는 전기는 소도시 하나가 쓰는 전기량과 맞먹는다.

즉, AI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전기부터 제대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전기가 부족하면 AI 산업도 멈춘다. 전라남도는 최근 AI와 디지털산업을 지역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전기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이 계획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AI 산업은 전기가 끊기면 멈춘다.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세울지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해답이 바로 SMR(소형모듈원자로)이다.

모듈형 원자로 개념 이미지 (자료=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
모듈형 원자로 개념 이미지 (자료=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

SMR이 전남에 필요한 이유 3가지

첫째, 전력 자립도 상승과 에너지 주권 확보다. 전남의 주요 산업단지 특히 여수국가산업단지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SMR을 도입하면 이 지역 자체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밖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진다.

미래에 데이터센터, 수소에너지 같은 신산업이 들어오더라도 미리 전기 문제를 해결해 놓는 것이다.

둘째, AI·디지털 산업 클러스터의 기반이 된다. 지금 전남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전력 불안'으로 인한 기업 유치 기피다. 

SMR이 들어서면 "탄소중립형 데이터센터단지"라는 친환경 브랜드로 세계적인 AI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청정에너지 기반'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SMR은 경쟁력이 된다.

셋째, 지역경제와 에너지 시스템 모두 살린다. SMR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도 잘 어울린다. '하이브리드 전원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때문에, 에너지 믹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

또한 SMR은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장치가 아니다. 운영을 위해선 고급 기술인력, 엔지니어, 부품 산업 등이 함께 필요하다. 이 말은 곧 지역 일자리 창출과 기술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전남에너지경제연구원 모 연구원은 "AI는 전기를 먹고 자라는데 전기를 안정적으로 못 주면, AI 산업은 전남에 뿌리내리기 힘들다"면서 "SMR은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미래형 에너지 인프라'다"고 강조했다. 

SMR은 단지 전기를 만드는 기계가 아니다. AI 시대의 성장판이자, 디지털산업의 뿌리이며, 지역의 경제 엔진이 될 수 있는 기반이다.

지금 전남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에너지부터 준비해야 한다. AI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전기 놀이터, 그게 바로 SMR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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