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기획①] '에너지 수도' 꿈꾸는 전남, SMR에 주목해야
[기획②] SMR이란 대체 뭐야?
[기획③] 왜 AI 시대에는 SMR이 꼭 필요할까?
[기획④] 전남만의 강점, SMR로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기획⑤] 전남의 미래, SMR로 열 수 있을까?

미국 원전해체부지 오이스터 크릭에 첫 도입예정인 현대건설의 SMR-160 모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미국 원전해체부지 오이스터 크릭에 첫 도입예정인 현대건설의 SMR-160 모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전남은 이미 태양과 바람이 선물한 재생에너지의 보물창고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잠재력을 가져도 '언제든, 끊김 없이' 전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산업과 일자리를 지탱하기 어렵다.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원전 기업 CEO 출신의 김정관 사장이 지명되면서, 전남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에 중요한 시그널이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재생에너지와 SMR을 결합한 에너지 믹스 전략으로, 산업과 경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이 대통령은 대선과 취임 후 줄곧 "AI·첨단산업·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반도체가 커질수록 전기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 상황에서 전남처럼 재생에너지가 풍부하지만 전력망이 불안정한 지역은 산업 유치에서 불리하다. 그렇다고 화석연료를 더 태우는 것도, 기존 대형 원전에만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여기서 이재명 정부는 '안전하고 유연한 미래형 원전', 즉 SMR(Small Modular Reactor)에 주목한 것이다. 그동안 '원전 대 재생에너지'라는 이분법을 깨고, 두 축을 조합해 실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김정관 후보자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SMR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주도하며, 원전 기자재 산업과 해외 수출까지 성과를 만든 인물이다.

즉, 그는 관료이면서도 산업 현장을 이해하는 '실전형 전략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너지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를 앞세워, 산업계의 신뢰를 얻고, SMR을 축으로 한 에너지 믹스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의중이 드러난다.

이는 "경제 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와 달라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언론인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언론인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SMR이 전남에서 가지는 전략적 의미

전남은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전남이 가진 재생에너지 잠재력과, SMR이 만들어줄 안정적 전력망이 결합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가능하다.

첫째, 산업 유치의 게임체인저다. 재생에너지와 SMR을 조합한 '탄소중립형 전력 패키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조건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기업들은 청정하면서도 안정적인 전기를 찾고 있다. 전남이 이 조건을 갖추면 산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

둘째, 지역경제·일자리의 성장판이다. SMR은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이와 연계된 부품, 서비스, 유지보수, 연구개발이 모두 필요해지며 고급 일자리를 창출한다. 청년들이 기술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가 열린다.

셋째,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의 비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에너지 믹스'는 전남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도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준다. 전남의 에너지 자립도와 에너지 주권을 동시에 높이는 길이다.

"왜 전남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때

이제는 질문을 바꿀 때이다. "왜 SMR인가?"가 아니라 "왜 지금 전남이어야 하는가?"다. 이재명 정부는 전남을 '에너지 수도'이자 '첨단산업의 요충지'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SMR은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재생에너지가 많지만 불안정한 전남에서 SMR은 그 빈틈을 메우고, 재생에너지와 함께 돌아가는 하이브리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김정관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경제 위기 속에서 에너지와 산업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돌파구는 전남에서 시작될 수 있다.

전남은 이미 태양과 바람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SMR이라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이 더해지면, 전남은 더 이상 전기가 불안한 지역이 아니라, 기업이 모여들고, 일자리가 생기고, 미래 산업이 자라는 '에너지 수도'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준비와 결단이다.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 전남이 에너지와 산업을 함께 키워갈 '미래의 무대'로 올라설 때다. SMR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SMR은 전남의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일 수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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