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햇볕도 많고 바람도 잘 부는 지역이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소,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이 계속 생기고 있다.

이처럼 자연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 우리는 흔히 '에너지 농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무리 햇빛이 강해도, 비 오는 날이나 해가 지지 않는 밤에는 태양광 발전이 멈춘다.

두산에너지빌리티 소형모듈원자료(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조감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지빌리티 소형모듈원자료(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조감도=두산에너빌리티)

바람도 멈추면 풍력 발전도 쉴 수밖에 없다. 즉, 전남은 전기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은 크지만,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전기를 항상 확보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전기를 쓴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냉장고를 돌리고, 컴퓨터로 작업하고,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기도 한다.

이런 생활을 하려면, 언제든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전기, 즉 기저 전원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전남은 이런 기초 전력 인프라가 약한 편이다.

서울, 세종, 포항 같은 곳들은 이미 대형 산업단지, 원자력 발전소, 고속 전력망 같은 기반을 다 갖추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이 그 지역을 선호한다.

지난 5월 22일 한국전기연구원에서 개최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계통 안정성 문제' 전력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 KERI 이승렬 센터장은 "재생에너지 중심 시대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송화창 교수는 "재생에너지 시대 전력계통 관성 확보 중요성"을 말했는데, 이는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이기 때문에 기저 전력(기초체력) 역할을 하는 전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SMR은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전원으로 평가받는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송화창 교수의 '관성 확보' 발언은 전력망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SMR은 소형이면서도 연속 운전이 가능해 관성 공급원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의미를 가진다.

즉, "태양광과 풍력만으로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고 SMR이 있어야 재생에너지도 제대로 쓸 수 있다"는 방향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이날 포럼에선 '직류(DC) 패러다임 전환 논의'도 있었는데, 패널 토의 주제로 "장기적 측면에서 직류전원 확대에 따른 근본적인 직류(DC) 패러다임 전환"이 논의되었다. 

미래 지향적 에너지 시스템 논의에서 SMR은 DC 기반 마이크로그리드와 연계될 수 있는 유망 기술로 간접적 시사점을 제공한 것이다. 

이승렬 센터장·송화창 교수 등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계통 불안정을 강조하며, 이를 보완할 안정적인 전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SMR은 이런 간헐성을 보완할 기저 전력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전남형 에너지 센터 가상 이미지 (생성형 AI)
전남형 에너지 센터 가상 이미지 (생성형 AI)

전남이 SMR로 다시 일어서는 3단계 전략

전남은 아직 기회가 있다. 지금부터 재생에너지 + SMR을 잘 조합하면, 오히려 전국 최고 수준의 에너지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세 가지 전략으로 1단계, '전남형 에너지 지도' 만들기를 제시했다. 

우선, 전남만의 에너지 산업 계획을 세워야 하고, 고흥, 신안, 해남처럼 햇볕과 바람이 좋은 지역에 재생에너지 발전소, SMR(소형모듈원자로), AI 데이터센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지역에서 전기도 만들고, 산업도 돌아가고, 일자리도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2단계, '정부에 SMR 유치 제안하기'다. 현재 정부는 SMR 실증단지를 어디에 만들지 고민 중이다. 따라서 전남이 미리 전력 수요와 산업 계획을 정리해 "우리는 준비됐다"라고 보여준다면, 국가사업 유치 1순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단계: 기업이 오고 싶게 만드는 '전기 패키지' 만들기다. SMR이 생기면 전남은 기업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다. 

먼저,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 "친환경 전기를 쓰는 '그린 브랜드'가 가능하다"는 것. 그다음,'안정 전력'을 통해 "정전 없이 24시간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그리고 '전기 요금 절감'으로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요즘 글로벌 기업들은 "청정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를 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AWS, 구글 같은 기업들도 전기 사정과 탄소 배출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전남은 이미 재생에너지 자원만큼은 전국 최고다. 여기에 SMR이라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장치가 더해지면, 전기 걱정 없는 지역, 기업이 들어오고 싶은 지역,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정리하면, 전남은 자연에너지 자원은 많지만,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다. 하지만 SMR이 생기면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 SMR' 조합은 전남을 에너지 중심도시로 바꿀 열쇠다. 기업 유치, 지역경제 성장, 미래 산업 기반까지 모두 가능해진다.

전남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도'가 되려면, 지금이 바로 중요한 시점이다. 자연이 준 선물에, 기술로 힘을 더해야 할 때다. 그 열쇠가 바로, SMR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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