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앤트로픽)
(사진=앤트로픽)

인공지능(AI) 코딩 도구 '커서'를 운영하는 애니스피어가 기술 파트너이자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핵심 개발자 두명을 전격 영입했다. 협력과 경쟁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AI 생태계 단면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1일(현지시간) 애니스피어가 앤트로픽의 AI 코딩 제품 ‘클로드 코드(Claude Code)’ 팀의 핵심 인원 2명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점은, 커서가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인재 영입은 AI 업계의 인재 이동이 얼마나 어지럽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혔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현재 커서가 사용하는 외부 모델 중 가장 인기 있으며, 애니스피어는 앤트로픽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다.

이번에 합류한 인물은 보리스 체르니와 캣 우 등 2명이다. 체르니는 클로드 코드 개발을 이끈 인물로, 이번 주부터 애니스피어에서 최고 설계 책임자 겸 엔지니어링 총괄로 활동한다. 우는 앤트로픽에서 클로드 코드의 프로덕트 매니저였으며, 애니스피어에서는 제품 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영입 인재들은 다단계 코딩 작업을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코드 보조를 넘어, 복잡한 코딩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AI 기능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수알레 아시프 애니스피어 공동 창립자는 “앤트로픽은 우리의 가장 긴밀한 파트너 중 하나”라며 “그들의 기술은 커서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을 개선하는 AI 코딩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클로드 코드를 독립형 AI 코딩 도우미로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이 시장은 커서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오픈AI도 뛰어든 격전지다.

앤트로픽은 현재 기업 가치 약 615억달러(약 84조원)로 평가되며, AI 코딩 분야에서는 오픈AI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오픈AI 내부 평가에서도 코드 생성과 수정 능력은 앤트로픽이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커서는 AI 기반 통합 개발 환경(IDE)으로, 개발자가 코드 디버깅이나 코드베이스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애니스피어도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반복 수익(ARR)은 5억달러(약 6900억원)를 돌파했으며, 이는 지난 3월의 2억달러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업 가치도 지난해 12월 26억달러에서 현재 약 99억달러(약 13조6000억원)로 급등했다.

한편, 두 기업 모두 AI 서비스 운영에 따른 높은 비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30억달러(약 4조원)를, 지난해는 56억달러(약 7조6000억원)를 각각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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