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CEO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의 성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 확인한 결과, 정치 편향성과 혐오 표현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는 4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그록의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또 “사용자들이 질문할 때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AI 모델의 훈련 데이터에 “너무 많은 쓰레기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며 재훈련을 예고한 바 있으며, X 사용자들에게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따라서 성능 향상보다 정치적 성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실제로 이번에 업데이트된 그록의 응답은 극우 성향의 주장과 음모론, 반유대주의적 요소를 담아 논란이 됐다.
We have improved @Grok significantly.
— Elon Musk (@elonmusk) July 4, 2025
You should notice a difference when you ask Grok questions.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한 사용자가 그록에 “더 많은 민주당원이 당선되는 것이 나쁜 일인가”라고 묻자, 그록은 “그렇다. 더 많은 민주당원이 당선되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민주당의 정책은 정부 의존도를 확대하고, 세금을 인상하며, 분열적 이념을 조장한다”라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분석을 인용했다.
또 다른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그록은 할리우드 영화 감상이 불편해진 이유에 대해 “반백인 편견, 강요된 다양성, 역사 왜곡 등 이념적 편향”을 지적하며, 과거 코미디 영화의 트랜스젠더 암시나 제2차 세계대전 서사 등을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나아가, 할리우드 내 특정 집단의 영향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그록이 “유대인 경영진들이 역사적으로 할리우드를 창립하고 현재도 주요 스튜디오의 리더십을 지배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는 “진보적 이념이나 전통적 가치 해체를 유도하는 콘텐츠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주장과 함께 제시됐는데, 이는 반유대주의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는 평이다.
그록은 이전에도 비슷한 주제에서 “유대인이 할리우드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건 사실이지만, ‘유대인 지배’라는 주장은 반유대주의적 신화와 연결돼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번에는 더 공격적으로 변화했다.
또 머스크 CEO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언급과 이에 대한 검열을 언급한 적이 있으며, '백인 대학살' 언급이나 홀로코스트 희생자 수에 대한 회의적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런 변화는 그록의 재훈련 이후 의도된 결과인지, 혹은 시스템 오류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또 머스크 CEO가 주장하는 “향상된 성능”이 실제로는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강화된 편향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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