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경찰청이 일론 머스크 CEO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의 허위 답변을 정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극우 성향 집회에서 발생한 경찰과 시위대 충돌 장면을 두고 한 X 사용자가 촬영 시점과 장소를 묻자, 그록이 “2020년 9월 26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라고 잘못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 답변은 곧 X 사용자들에 의해 확산됐다. 하지만,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 앨리슨 피어슨은 “이게 내 의심이었다”라며 “경찰이 2020년 여름 충돌 장면을 어제로 속인 것 아니냐”라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런던 경찰은 즉각 대응했다. 경찰은 문제의 영상이 “14일 오후 3시 직전 화이트홀과 호스가즈 애비뉴 교차로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그록이 언급한 트라팔가 광장이 아닌 것이 명백하다”라며 비교 사진까지 제시했다.
Musk’s Grok AI bot falsely suggests police misrepresented footage of far-right rally in London. Met forced to rebut misinformation amplified by X users https://t.co/uHnOcCRvU8
— Pietro Ghezzi (@PietroGhezzi) September 14, 2025
이번 논란은 소셜 미디어의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된 사례로 꼽힌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찰관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집회 주최자인 극우 인사 토미 로빈슨과 화상 연결된 머스크 CEO는 “폭력이 다가오고 있다. 맞서 싸우거나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는 “머스크가 거리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라며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그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언행을 규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피터 카일 영국 장관도 BBC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발언은 난해하고 매우 부적절했다”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부터 영국의 극우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로빈슨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으며, 지난해에도 리버풀 폭동 영상을 공유하며 “내전은 불가피하다”라는 글을 남겨 영국 정부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X는 이번 오답 사태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