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터랩(대표 김종윤)의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제타(zeta)가 국내에 이어 일본에서도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했다. 14일에는 영어권 서버 확대 계획을 알렸다.
스캐터랩은 2024년 4월 제타 오픈 베타 출시 이후 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매달 영업이익이 약 42%가량 성장해 왔다. 2025년 2분기 기준 매출은 약 52억원, 영업 이익율은 17%라고 밝혔다.
제타의 일본 서버는 2024년 4월 출시 이후 12월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사용자 가이드와 콘텐츠 생성 기준도 일본 시장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제타 한국 서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내용등급 서비스(SafeNet)에서 제공하는 15세 이용가 등급 기준을 기준점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동일한 15세 이용가 등급이라도 국내 서버보다 캐릭터 생성 기준과 대화 수위가 높다.
스캐터랩 관계자는 "동일한 15세 이용가 기준이더라도 일본은 한국에 비해 훨씬 완화된 기준을 가지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 서비스 안전 규정도 현지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내 사용자 확인 결과, 일본 서버의 캐릭터 생성이나 대화 수위가 훨씬 높았다는 반응이다.
스캐터랩은 이런 콘텐츠 현지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시장 분석 서비스 앱 에이프(App Ape)의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2025년 6월, 제타는 일본에서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도 모바일 인덱스 기준 엔터테인먼트형 AI 채팅 앱 중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AI 서비스를 빠르게 현지화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한 것에는 외부 대형 언어모델 API에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다.
스캐터랩은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 ‘스팟라이트-1(Spotwrite-1)’을 기반으로, 각 언어와 문화권에 맞는 데이터를 구축하고 비용 최적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캐릭터 AI 채팅 서비스가 다수 있지만, 대부분 앤트로픽의 '클로드'나 구글 '제미나이' 등 글로벌 빅테크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들에게 유료 대화를 유도하는 식의 과금 정책을 펼쳤다. 스캐터랩은 자체 모델로 비용을 최적화, 출시 초기에 무료 서비스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또 한국과 일본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며 데이터 구축, 모델 학습, 앱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어권 서비스도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제타를 단순히 채팅 서비스가 아닌, 게임과 웹소설 중간 형태의 상호작용형 엔터테인먼트 제품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화 중 버튼 클릭만으로 현재 상황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스냅샷’ 기능, AI 캐릭터의 대사를 실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보이스’ 기능 등 인터랙티브 요소를 추가해 이용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올해 하반기에는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제타’ 내에 연령 인증을 도입하고 청소년 모드와 성인 모드를 분리할 계획이다.
김종윤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AI 플랫폼을 개발해 온 기술과 노하우,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끊임없이 고민한 경험이 제타 성공의 기반이 됐다”라며 “남은 하반기에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AI 엔터테인먼트’로서 ‘제타’의 본질적인 재미를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1억 유저 플랫폼을 목표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