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 FakePsyho)
(사진=X, FakePsyho)

한 폴란드 프로그래머가 오픈AI의 최신 코딩 모델을 이겼다. 인공지능(AI)이 인간 능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인간 창의력이 빛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42세 프로그래머 프셰므스와브 덴비악은 16일(현지시간) X(트위터)를 통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AWTF(AtCoder World Tour Finals) 2025’ 인간 대 AI 코딩 대결에서 오픈AI의 맞춤형 AI 모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류가 승리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대회는 일본의 대표적인 경쟁 프로그래밍 플랫폼 엣코더가 주최하고, 오픈AI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여기에는 최고 실력을 갖춘 코더 12명과 오픈AI의 모델이 실력을 겨뤘다.

‘사이호(Psyho)’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덴비악은 알고리즘 대회에서 4차례나 수상한 베테랑으로, 멘사 회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규직으로 일한 경력은 없다.

이번 대회는 로봇을 30x30 그리드 위에서 최소한의 이동으로 움직이는 코드를 작성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덴비악은 휴리스틱 기반의 접근 방식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사흘 동안 10시간만 자는 등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그는 "AI 모델과 거의 동점이었을 때 정말 모든 에너지를 짜내며 코딩했다"고 말했다.

대회 운영자 요이치 이와타는 “AI 모델은 비슷한 방식을 채택한 인간 참가자들보다 뛰어났지만, 덴비악의 창의력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도 X를 통해 “잘했어, 사이호”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오픈AI는 “우리는 2위를 차지했다. 이번엔 인간이 이겼다”라고 밝혔다.


덴비악은 반복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자동 완성 기능이 있는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isual Studio Code)만 사용했을 뿐, AI 도구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AI는 단순한 알고리즘 구현이나 코드 최적화처럼 구조화된 작업에서는 인간보다 빠르다”라며 “하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직접 설계해야 하는 긴 시간의 대회에서는 인간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대회 막판에 오픈AI 모델을 추월, 최종 점수에서 9.5% 앞섰다.

1997년 IBM의 체스 AI ‘딥 블루’가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기고,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는 등 이제까지는 AI의 승리 소식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반대의 경우로 주목받았다.

한편, 알트먼 CEO는 지난 2월 “올해 안에 오픈AI 모델이 코딩 대회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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