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연구 개발을 대표하는 책임자와 제품 출시를 총괄하는 임원이 'GPT-5' 출시를 앞두고 각자 입장을 밝혔다. 상반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픈AI의 야쿠브 파초키 최고 과학자와 마크 첸 최고 연구책임자는 31일(현지시간) MIT 테크 리뷰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이는 곧 출시될 GPT-5를 홍보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파초키는 연구 로드맵을 설정하고 장기적인 기술 비전을 수립하는 역할을, 첸 책임자는 연구팀을 구성하고 관리하며 제품을 출시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따라서 회사에서는 이들이 가장 큰 의견 충돌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17년 이론 컴퓨터 과학 분야의 학문적 경력을 끝내고 오픈AI에 합류한 파초키는 추론 모델 'o1'과 'o3'의 개발을 주도했다. 첸은 월가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근무한 뒤 2018년 오픈AI에 합류, 이미지 모델인 '달리'와 'GPT‑4'의 이미지 인식 기능, 코딩 모델 '코덱스' 등의 출시를 주도했다.
이들은 먼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프로그래밍 대회 중 하나인 AWTF에서 2위를 차지한 사실과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수준의 성적을 거둔 것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인간의 성과를 넘어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동안 코딩 경진대회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이 어떤 성적을 기록했는지를 "이세돌이 AI와 바둑을 두는 심정으로 지켜봤다"라고 털어 놓았다. 수학과 코딩에서 AI가 인간 수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 범용의 지능, 즉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능의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코딩 대회에서 인간 우승자가 제시한 해결책처럼 완전히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파초키는 "모델이 이런 통찰력을 가지게 되면, 과학적 진보를 진정으로 가속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모델도 일부는 이런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픈AI는 대회에 활용한 기술을 HGPT-5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연구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빠르게 모델을 출시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의외로 파초키는 이를 당연한 일로 봤다. "우리가 인공일반지능(AI)을 구축하는 데 진지하다면, 이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이고,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연구가 제품 개발에 반영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모델이 기존 벤치마크로 측정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고 많은 과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라며 "이제 모델이 현실 세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라고 전했다. 이는 오픈AI가 주장하는 모델 '선 출시, 후 조치'와 비슷한 입장이다.
또 둘은 모델이 앞으로도 진보할 것이라고 나란히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픈AI는 'o1' 출시 이후 'o3' 성능 향상이 주춤하며 추론에서도 '스케일링 법칙'의 벽에 막힌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추론 패러다임은 아직 초기에 불과하며,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첸은 "추론은 아직 완전히 끝난 분야가 아니며,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다"라고 밝혔다.
또 "병목 현상은 항상 존재해 왔다. 때로는 모델 구축 방식 때문에, 때로는 데이터 때문이었다"라며 "현재의 병목 현상도 극복할 방법이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오픈AI는 '범용 검증기(Universal Verifier)'라는 기술을 통해 추론 병목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파초키는 AI의 변곡점, 즉 AGI의 등장은 "컴퓨터가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미 모델들이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보고 있지만, 모델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스스로 연구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게 되면 세상은 의미 있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첸 역시 "자율 시간(autonomous time)이라는 개념, 즉 모델이 어려운 문제를 막다른 길에 부딪히지 않고 생산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우리가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해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와 미라 무라티 최고 기술책임자(CT) 등을 포함, 많은 핵심 연구자를 잃었다. 또 그중에서는 오픈AI의 안전 문제를 지적한 직원도 많다.
이에 대해 첸은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매우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이 분야는 매우 역동적이라, 회사가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AI 안전 문제는 특정 팀의 관심사가 아니라, 모든 연구원과 회사의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파초키는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상상했던 위험은 대부분 이론적인 위험이었다"라며 "이제는 매우 달라졌다. 많은 정렬 문제는 매우 현실적인 동기에서 비롯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오픈AI 기술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투톱'으로,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초키는 "나는 장기적인 관점, 즉 기술이 어디로 향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린다"라며 "회사 전체의 니즈와 비즈니스, 현실적인 프로세스와 씨름하는 것은 마크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견 충돌까지는 아니지만, 서로 다른 목표와 회사가 직면한 여러 과제 사이에 자연스러운 긴장감이 존재한다"라며 "이는 우리 사이에서 구체화한다"라고 전했다.
첸은 이에 대해 "아주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i usually think articles like this miss the mark, but this one really captured the spirit of mark and jakub's partnershiphttps://t.co/LDAfQwp0Di
— Sam Altman (@sama) July 31, 2025
한편, 샘 알트먼 CEO는 이번 인터뷰를 X(트위터)에 소개했다.
그는 "보통 이런 기사가 요점을 놓친다고 생각하지만, 이 기사는 마크와 야쿠브의 파트너십 정신을 정말 잘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