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나눔과 돌봄의 구조를 지역에 뿌리내리는 일입니다." 30여 년간 이 한 문장을 실천해온 한 사람이 있다. 

구영주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전남본부장(사진 맨 왼쪽)이 '협동조합의 날'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구영주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전남본부장(사진 맨 왼쪽)이 '협동조합의 날'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구영주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전남본부장. 그는 지난 7월 3일 열린 ‘2025 협동조합의 날’ 기념식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인자격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표창은 협동조합 활성화와 사회적경제 발전에 공헌한 유공자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상이다. 

특히 개인자격으로 장관상을 수상한 이는 전국에서 구 본부장이 유일해 그 의미를 더한다. 현장에서 묵묵히 걸어온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전남의 협동조합 생태계를 일군 선구자

구 본부장은 전남 구례 출신으로, 2000년대 초부터 전남 곳곳에 아이쿱 생협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생협을 단순한 소비 조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대안 경제 모델이라 믿었고, 각 생협 간 물류 체계를 설계하고 구축해 전남 협동조합의 기반을 닦았다.

2004년에는 순천시와 함께 우리밀 계약생산을 추진하며 농업과 생협을 연결했고, 우리밀 소비 촉진을 강조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구 본부장이 강조해온 '협동조합적 가치'가 전남 전역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순간이다.

그의 활동은 생협을 넘어 지역의 돌봄과 의료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순천의료생협 설립을 주도하고, 요양병원 설립과 규모화를 이끌어내 지역 돌봄의 공공성을 높였다.

2013년 광주·전남 최초의 주민참여형 의료생협인 순천의료생협 설립 당시 전무이사를 맡아 "도시 인구의 최소 3%가 참여해야 지역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며 협동조합적 의료를 실천할 각오를 밝혔다.

순천의료생협은 의원과 요양병원으로 성장하며 288병상 규모의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의료사협 지원의 전국 허브를 만들다

현재 구 본부장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의료사협지원본부장으로서 전국의 의료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을 돕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장 경험과 제도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을 설계하고, 제도적 지원과 컨설팅, 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하며 협동조합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구 본부장은 순천만습지를 매일 걸으며 그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아 공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순천만습지가 보여주는 생태계의 순환과 조화가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상생과 공존의 가치와 닮아있다고 말한다.

"리더십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꾸준한 실천에서 나온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행보다.

수상 소감을 통해 구 본부장은 "이 표창은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조합원과 동료들이 함께 이룬 결과"라며 "앞으로도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연대와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걸어온 길은 협동조합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주체임을 증명하는 여정이었다. 생협에서 돌봄, 의료, 생태까지, 협동조합의 가치가 뿌리내린 곳에는 늘 그의 발자취가 있었다.

이번 '협동조합의 날'에서 전국 유일의 개인자격 장관상 수상이라는 결과는, 그가 만들어온 씨앗이 수많은 이들의 삶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는 증거다.

앞으로도 구 본부장이 지역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잇는 실천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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