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살펴본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과 A2A(Agent-to-Agent)의 등장은 기술 표준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의 역할과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표준화된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외부 도구 및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하고 다른 에이전트와 유기적으로 소통, 작업을 처리하는 자율적 실행체로서의 AI 에이전트 상용화가 점차 현실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
■ '자율 실행체' AI 에이전트 전환 흐름 가속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이 주어진 프롬프트나 이미 학습된 데이터셋에 따라 텍스트를 생성하는 독립된 응답 생성자였다면, AI 에이전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실행체다.
AI 에이전트를 정의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자율성을 갖춘 AI를 의미한다. ①추론(Reasoning)하고 계획을 세우며(Planning) ②외부 도구(External Tool)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며 ③실제 행동을 수행(Execution)하고 ④그 과정을 기억(Memory)하며 ⑤결과를 회고(Reflection)하고 개선하는 능력을 보유한 시스템이다.
그중 ‘외부 도구 활용’은 에이전트가 단순한 텍스트 생성기를 넘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MCP는 바로 이 기능을 가능케 하는 기반으로, AI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손과 발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로써 다양한 도구 연결과 활용을 지원하며, ‘에이전트 생태계(Agentic Ecosystem)’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 전문 에이전트 연합체, '멀티-에이전트' 시대
산업과 기업의 복합적인 비즈니스 문제를 하나의 거대한 범용 AI가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기업 AI 도입 사례들을 살펴보면, 특정 산업 및 작업 영역에 고도로 특화된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활용한 경우가 더 많다. 여러개의 에이전트는 조직 내 전문가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하며, 정해진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협업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때 A2A는 에이전트 간의 소통 규칙, ‘협업을 위한 공용어’를 제안한다. A2A를 통해 서로 다른 기술 기반의 에이전트들이 작업을 위임하고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은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필요한 에이전트를 조합해 강력한 종합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네트워크 효과와 생태계 가치
MCP와 A2A가 AI 생태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데이터와 도구의 연결(MCP), 에이전트 간 연결(A2A)의 기술적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결국 더 많은 기업과 개발자가 생태계에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자연스레 생태계 전체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 기존에 AI 활용을 어려워 했던 기업들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화에 도전하고, 이 과정에서 거대 AI 생태계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다.
이후 우리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생겨날 것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개별 AI 모델의 성능 향상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이다. 마치 사람의 조직처럼 에이전트 간 역할을 분담하고 소통 체계를 설계하며, 상호 검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 핵심 역량으로 떠오를 것이다.
■ AI 에이전트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
머지 않은 미래에 기업의 AI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협업 가능한 디지털 인력’ 또는 ‘조직’으로 인식하고, 이를 관리-평가-모니터링하며 지속 개선하는 운영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AI 솔루션 제공 기업 역시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협업과 채용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멀티-에이전트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3편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실제 도입할 수 있는 실행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MCP와 A2A 기반의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실무진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이론에서 실행으로의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한다.
조용원 와들 CS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