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븐랩스가 음성 합성을 넘어,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음악 생성 모델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저작권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레븐랩스는 5일(현지시간) 첫 AI 음악 생성 모델을 공개하고 샘플 사이트를 론칭했다. 음성 전문답게 연주는 물론, 보컬까지 생성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지향하며, 이를 위해 독립 뮤지션 퍼블리싱 플랫폼인 머린 네트워크와 코발트 뮤직 그룹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린과 코발트는 각각 아델, 너바나, 밋츠키, 칼리 레이 젭슨, 포비 브리저스, 벡, 보니 베어, 차일디시 감비노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대표하는 디지털 유통사다. 특히 코발트 측은 “모든 참여 아티스트는 자발적으로 AI 훈련용 음원 제공에 동의해야 하며, 수익 배분과 저작권 보호 장치도 마련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레븐랩스는 이번 모델과 함께 AI가 생성한 음악 샘플도 공개했다. 그중 하나는 “주머니에 야망을 품고 균열 속에서 일어섰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랩으로, 미국 갱스터랩의 발상지인 컴튼부터 우주 공간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이는 닥터 드레, N.W.A, 켄드릭 라마 등 실존 인물의 경험과 정서를 반영한 듯한 묘사로, AI 기술이 창작자의 실제 삶을 모방하는 데 대한 윤리적 질문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 수노와 유디오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로부터 저작권 침해 혐의로 피소된 뒤 현재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이다. 결국 음악 생성 AI는 공정 사용을 주장하며 법적으로 맞서는 다른 분야와 달리, 라이선스 구입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일레븐랩스는 "이번 파트너십이 저작권 논란을 선제적으로 회피하며, 동시에 AI와 아티스트 모두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지향한다"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