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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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이 찾는 직종은 40년 가까이 된 구식 도구 마이크로소프트(MS) 엑셀(Excel) 전문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분석 기관 코스 리포트는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등록된 1200만건 이상의 기술 관련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엑셀이 가장 많이 언급된 기술로 집계됐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엑셀은 무려 53만1000회나 채용 공고에 등장, 2위인 파이썬(6만7000회)과 3위 SQL(6만회)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머신러닝(3만1000회), AI(2만5000회) 등 최신 기술은 상대적으로 언급 빈도가 낮았다.

가장 수요가 높은 기술 직무 역량 (사진=코스 리포트)
가장 수요가 높은 기술 직무 역량 (사진=코스 리포트)

엑셀이 여전히 중요하게 사용되는 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 관리 때문이다.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할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엑셀은 가장 익숙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AI 기업들이 저작권 논란까지 무릅쓰고 데이터 확보에 나서는 한편, 합성 데이터 활용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조시 로시 프롬프트QL 공동창업자는 “엑셀은 비즈니스 사용자의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라며 “AI가 발전해도, 데이터를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신뢰하는 엑셀 같은 도구에 정확하고 맥락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푸카르 하말 시큐리티팔 CEO 역시 “화려한 챗봇과 에이전트 뒤에는 결국 엑셀이 있다”라며 “대부분의 B2B 기업에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실제 의사결정과 돈이 움직이는 곳이 바로 엑셀”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AI 전문 인재에 대한 수요와 보상은 여전히 대단하다. 머신러닝 전문가에게는 최대 20만달러(약 2억8000만원)의 프리미엄 연봉이 책정되고, 메타·구글·오픈AI 같은 빅테크 기업은 AI 인재에게 최대 100만달러(약 14억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인재 풀이 워낙 한정적이라 구인 공고에 등장할 가능성은 다른 분야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엑셀은 화려하지도, 프로스포츠 스타급 보상을 가져다주지도 않지만, 여전히 기술 산업의 최전선에서 실질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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