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가 전남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대학은 지난 2일 전남 장흥 목재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대학통합 공동추진위원회 제4차 회의'를 통해 통합대학 교명 선정 절차와 거버넌스 체계, 향후 로드맵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순천대·목포대가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돌입했다.
순천대·목포대가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대학 간 협력 논의에 그치지 않았다. 전남에 의과대학 신설이 정부 국정과제로 확정된 이후,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인 의대 설립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를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전남은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으로, 의료 인프라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었다.

순천대와 목포대는 각각 전남 동부와 서부권을 대표하는 4년제 국립대로, 이번 통합 추진은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주목된다. 

동부권의 산업·교육 인프라와 서부권의 해양·문화 자원을 아우르는 통합대학은 전남 전체를 포괄하는 거점 국립대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통합 의과대학이 신설된다면, 지역 의료 인력 양성과 필수 의료 서비스 확충은 물론, 전남의 교육·연구 수준도 한층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통합대학의 교명이다. 양 대학은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되, 전남 도민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교명 선정 방법과 시기는 이르면 다음 주 중 확정·발표될 예정이어서 대학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학의 통합은 단순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 아니라, 고등교육 혁신과 지방 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미래 지향적 선택으로 읽힌다. 

이미 두 대학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되며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통합 이후에는 학문·연구 자원의 결집은 물론 산학 협력과 국제 교류의 시너지 효과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양 대학이 힘을 모아 성공적인 대학 통합과 의과대학 설립이라는 공동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총장의 발언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전남이 더 이상 의료 공백 지역으로 남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번 통합 논의는 전남지역 대학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 고등교육과 지방 균형발전의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통합대학이 현실화되는 순간, 이는 단순한 두 대학의 합병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오랜 숙원을 풀어내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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