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했다.
죽스는 10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중심지인 스트립 일대에서 무료 시범 운행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운행 구역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몇달 안에 라스베이거스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유료 서비스 전환은 규제 승인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승객들은 휴대폰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으며, 시내 특정 지점에서는 직원이 승하차를 지원한다.
죽스는 올해 안에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어 오스틴과 마이애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시애틀에서는 개조 차량을 활용한 시험 주행이 진행되고 있다.
아이차 에반스 CEO는 “이번 시범 서비스는 큰 시장의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도시 내 이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죽스는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을 통해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라고 말했다.
죽스는 아마존이 인수한 지 5년 만에 첫 공개 서비스를 개시하며, 기존 구글 웨이모가 선도해 온 미국 로보택시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움직임은 신중한 편이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승객을 유료로 태우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차량에는 사람이 탑승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는 우버와 공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테슬라도 오스틴에서 개조한 모델Y 차량으로 제한적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방 좌석에는 안전 관리자가 탑승하며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자가 필요하다.
이처럼 대부분 자율주행 택시는 기존 차량을 개조해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백업 장치로 사용하지만, 죽스는 운전대가 없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도입했다. 차량 내부에는 4개의 좌석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돼 있으며, 앞뒤 구분 없이 양방향 주행이 가능하다. 직사각형 모양 때문에 '바퀴 달린 토스터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죽스는 초기 선점 효과를 일부 포기하는 대신,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승인을 받는 전략을 선택했다. 에반스 CEO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즉시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첫 시범 운행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정책을 점차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용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에반스 CEO는 “수요를 과소평가했다”라며, 초기 단계에서 많은 이용자가 등록한 것에 대해 다소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 규제는 운전대 같은 장치가 없는 차량의 도로 운행 대수를 제한하고 있으나, 죽스의 확장 속도는 느릴 것으로 예상돼 현행 기준을 크게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