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쉬 회장 (사진=화웨이)
에릭 쉬 회장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및 서버용 칩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다.

화웨이는 18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화웨이 커넥트(Huawei Connect)’ 행사에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개 세대의 ‘어센드(Ascend)’ AI 칩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2종의 '어센드 950' 시리즈를 시작으로, 2027년 '어센드 960', 2028년 '어센드 970'이 뒤를 잇는다.

이와 함께 각각 2026년과 2027년 출시 예정인 8192개 칩을 연결하는 ‘아틀라스(Atlas) 950’과 1만5488개 칩을 지원하는 ‘아틀라스 960’ 등 초대형 슈퍼노드 컴퓨팅 클러스터도 공개됐다. 대규모의 칩 투입으로 엔비디아에 떨어지는 성능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다.

쿤펑 서버 칩의 새로운 버전도 2026년과 2028년에 출시 예정이다.

에릭 쉬 회장은 “신제품 출시 주기를 1년으로 축소하고, 성능은 두배씩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화웨이는 이제 독자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분야로, 화웨이가 메모리까지 자체 개발했다는 말이다.

(사진=화웨이)
(사진=화웨이)

이번 발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회담을 앞둔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술 자립 성과를 과시하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을 제기하고, 주요 IT 기업에 AI 칩 구매 중단 및 기존 주문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CCTV는 전날 알리바바의 자체 제작 칩이 엔비디아의 'H20'과 맞먹는 성능이라고 홍보했다.  

화웨이는 2018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나, 2019년 미국 제재 이후 개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로드맵 발표는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이 일정 수준의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물론, 중국이 엔비디아 기술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이다. 

그럼에도 화웨이가 공격적인 로드맵을 내놓은 것은, 미국의 제재 효과가 점차 약화하고 중국 내 첨단 칩 제조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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