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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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인공지능(AI) 모델의 추론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 도구 ‘유니파이드 캐시 매니저(UCM)’를 공개했다. 고가의 초고속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의존도를 낮춰,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AI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돌파구라는 설명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화웨이가 HBM 없이도 대형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 도구 ‘UCM’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UCM은 초고속 HBM, 일반 DRAM, SSD 등 다양한 메모리 유형의 지연 시간 특성에 따라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알고리즘이다.

테스트 결과, 추론 지연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시스템 처리량을 최대 22배 향상했다고 주장했다. UCM은 중국 최대 결제망인 차이나 유니온페이 등에서 이미 고객 음성 분석, 마케팅 기획, 사무 보조 등 실전 테스트를 거쳤다.

이번 행보는 첨단 하드웨어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 기술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성능 격차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화웨이는 UCM을 다음 달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에 공개하고, 이후 업계 전반에 오픈 소스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HBM 시장에서 중국의 외산 의존도를 완화하는 전략적 조치라는 평이다.

HBM은 AI 칩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부품으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40억달러에서 2030년 98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부터 첨단 HBM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계기로 양쯔메모리, 창신메모리, 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자국 메모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중국의 HBM 생산 기술은 여전히 떨어진다. 현재 대부분이 2세대(HBM2)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은 이미 4세대(HBM4) 양산에 들어갔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제한까지 겹치며 단기간 내 기술 추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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