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나노 바나나'가 빠르게 인기를 얻은 데는 인도 사용자들의 바이럴 열풍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D 피규어 이미지' 생성 붐도 인도를 통해 세계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샤론 구글 제미나이 멀티모달 책임자는 17일(현지시간) 인도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인도가 나노 바나나로 알려진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나노 바나나를 탑재한 제미나이 앱은 인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모두에서 무료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휴대폰 사용자를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제미나이뿐만 아니라 챗GPT도 인도는 세계에서 두번쨰로 큰 시장이다.
그러나 구글이 주목하는 것은 인도인들이 나노 바나나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샤론 책임자는 "수백만명의 인도인들이 독특하고 매우 창의적이며,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레트로 룩'을 재현하는 것이다. 1990년대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으로 현재 사진을 바뀌는 것인데, 이는 인도에서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전통 인도 의상을 입은 빈티지 스타일로 변환하는 'AI 사리'가 대표적이다. 또, 영국의 빅벤과 같은 랜드마크나 오래된 전화 부스와 같은 도시 경관을 배경으로 한 셀카를 만드는 것도 유행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확대, 자신의 사진을 어린 시절의 흑백 사진으로 바꾸거나 조부모나 증조부의 옛 사진으로 이미지는 물론, '비오 3'로 영상을 만드는 것도 유행이라고 전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3D 피규어 이미지 생성이다. 이는 태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 인도네시아로 번졌고, 이후 인도에서 인기를 얻은 뒤 전 세계로 확산한 것으로 밝혀졌다.
앱 피규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제미나이 앱은 올해 인도에서 152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의 16.6%를 차지한다. 미국이 980만건으로 뒤를 이었다.
나노 바나나 업데이트 이후 제미나이는 13일 인도에서 하루 만에 412만4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증가률도 전월에 비해 18% 증가, 전 세계 증가율 11%를 크게 앞섰다.
이는 지난 3~4월 지브리 스타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오픈AI도 마찬가지다.
당시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이 추가되자 지브리 스타일로 생성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이미지를 리포스팅하는 등 인도 사용자에 감사를 표했다. 이는 "지난 1시간 동안 사용자 100만명이 추가됐다"라고 밝힌 직후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