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가 연례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확장과 새로운 인공지능(AI) 제품 출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10%나 뛰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번 발표로 AI를 핵심 사업의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기존 온라인 소매·도매 사업과 함께 전략적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엔비디아와 협력해 데이터 합성, 모델 학습, 환경 시뮬레이션, 검증 테스트 등 물리 AI 역량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풀 스택 소프트웨어를 자체 AI 플랫폼(PAI)에 통합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통합이지만, 엔비디아 플랫폼은 자체 칩에 최적화돼 있다. 또 중국 정부는 'H20'과 같은 AI 서버용 칩은 금지했지만, 로봇용 칩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지난 8월 엔비디아가 출시한 로봇용 칩 모듈인 '젯슨 AGX 토르'는 중국의 주요 로봇 기업들이 잇달아 채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알리바바가 새로 구축할 데이터센터에도 엔비디아 칩이 사용될 수 있다.
페이페이 리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부사장은 “AI는 기업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성장을 이끄는 방식의 근본을 혁신하고 있다”라며, 브라질과 프랑스, 네덜란드에 데이터센터를 새로 구축하고, 멕시코와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두바이에도 추가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 건설되는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AI 칩이 투입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H20과 경쟁할 자체 AI 칩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인터커넥트 기술을 대체하는 이더넷 기반 고성능 네트워크도 개발한 상태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실제 응용 분야에서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디 우 알리바바 CEO는 “AI 산업의 발전 속도와 인프라 수요가 우리의 기대를 훨씬 초과했다”라며, 올해 초 3800억위안(약 75조원) 규모였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증액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 발표 이후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약 10% 상승, 시가총액이 350억달러(약 49조원) 이상 늘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