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 컨퍼런스 키노트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 클라우드 컨퍼런스 키노트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가 지난주 행사에서 인공일반지능(AGI)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중국 빅테크가 공식석상에서 AGI를 언급한 첫 사례로, 이제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으로 AGI 경쟁을 선언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4~26일 항저우에서 열린 연례 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초지능으로 가는 로드맵(Roadmap to ASI)'이라는 슬로건을 정면으로 내세웠다.

23분간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에디 우 알리바바 CEO는 AGI과 초지능(ASI)이 주도하는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춘 AGI 달성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 AGI는 AI 발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AI는 인간을 초월하는 지능, 즉 자기 반복과 지속적인 진화가 가능한 ASI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AGI는 이미 실리콘 밸리에서 수년간 논의됐던 용어다. 량원펑 딥시크 창립자도 AGI 달성이 목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NBC 뉴스는 알리바바가 중국 빅테크 중 이를 처음 거론했다고 강조했다.

우 CEO는 "ASI는 기하급수적인 기술적 도약을 주도해 우리를 전례 없는 지능 시대로 이끌 것"이라며, ASI가 질병 치료와 에너지 문제 해결, 나아가 우주여행까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 이후 알리바바 주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AGI는 알리바바뿐 아니라, 중국의 목표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AI 스타트업 선두주자 중 하나인 지푸AI의 장펑 CEO는 30일 최신 모델 'GLM-4.6'을 출시하며 "2030년까지 인간 지능 수준을 달성하거나 능가한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측면에서는 크게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AGI가 중국에서 서서히 주요 이슈로 부각디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 달리, 실용적인 AI 노선을 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초까지는 딥시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보다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더 강조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 최고의 공급망과 시장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것이다. 반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모델은 구글 등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그러나, 헬렌 토너 조지타운대학교 보안 및 신기술 센터 소장은 "최근 서방 언론은 중국이 AGI가 아닌 응용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라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중국 연구원과 중국 정부 일부는 오랫동안 AGI와 초지능에 관심을 가져왔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기술 분석 전문 아프라 왕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AGI와 ASI를 거론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ASI 선언은 확실히 새로운 이야기다. 특히 중국 빅테크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알리바바의 초지능 로드맵은 AGI가 미국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것이라는 평이다. 그동안 AGI는 오픈AI나 앤트로픽, 구글, 메타, xAI 등 일부 첨단 연구소에서나 거론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올해 들어 엄청난 속도로 오픈 소스 모델을 쏟아냈으며, 이번 행사 직전에는 매개변수 1조개의 '큐원3-맥스'로 미국의 첨단 모델을 따라잡거나 일부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이 모델은 알리바바의 이제까지 방침과 달리, 폐쇄형으로 출시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미국과의 첨단 모델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을 보인 것이라는 평이다.

(사진=알리바바)
(사진=알리바바)

반면, 알리바바가 AGI라는 키워드를 통해 클라우드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중국 AI 생태계 전문가인 아이린 장 차이나토크 편집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이제 오라클을 넘어섰다"라며, 이번 발언은 사업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맷 쉬헨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 연구원도 "AI 담론에 있어서 ASI는 최전선"이라며 "알리바바가 이처럼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실제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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