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배우가 연예 기획사와 협상 중이라고 밝힌 뒤 논란이 됐다.
1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와 BBC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파티클6(Particle6)라는 회사는 틸리 노우드라는 AI 여배우를 제작한 뒤 지난달 취리히 영화제에서 에이전시를 찾고 있다고 발표한 뒤 도마에 올랐다.
틸리 노우드는 4만여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런던 출신 여배우로 설정돼 있다.
이번 논란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오펜하이머' 등으로 유명한 배우 에밀리 블런트로 인해 커졌다. 그는 버라이어티와의 팟캐스트 중 노우드의 존재를 알게 된 뒤 "맙소사, 우리는 망했다. 정말 무섭다"라며 "에이전시는 계약을 그만 둬야 한다. 우리의 인간적인 유대감을 빼앗지 마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미국 배우 노조인 SAG-AFTRA가 AI 연기자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SAG-AFTRA는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라 수많은 전문 배우의 연기를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허락이나 보상 없이 만들어낸 캐릭터"라며 "이 캐릭터는 삶의 경험이나 감정을 끌어낼 수 없으며, 관객들은 인간의 경험과 무관한 컴퓨터 생성 콘텐츠를 보는 데 관심이 없다. 훔친 연기를 이용해 배우들을 실직시키고 연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깎아내리는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파티클6의 창립자인 반 더 벨덴은 반박 게시물을 올렸다. "노우드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적인 작품이자 예술 작품"이라며 "이전의 많은 예술 형태와 마찬가지로 화제가 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창의성의 힘을 보여준다"라고 대응했다.
심지어 AI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배우 겸 작가 나타샤 리온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AI를 사용하려면 업계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노우드와 일하는 사람은 누구든 업계가 보이콧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도의 발리우드 배우들이 동영상 생성 AI를 통한 딥페이크로 인해 인격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이를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깃은 구글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명 배우 아비쉔 바찬과 아내 아이쉬와라 라이 바찬은 지난달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AI 영상 삭제와 제작 금지를 법원에 요청했다. 또, 구글에 자신들의 유튜브 영상이 다른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