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비카파시' 포스터 (사진=아마존)
영화 '암비카파시' 포스터 (사진=아마존)

인도의 한 영화사가 감독의 동의 없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결말을 각색한 2013년 로맨틱 드라마를 재개봉한다. 이는 세계 영화계에서 최초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더 가디언에 따르면, 힌두교 남성과 무슬림 여성의 파멸적인 로맨스를 다룬 인도 영화 '란자나(Raanjhanaa)'가 8월1일 타밀어 제목 '암비카파시(Ambikapathy)'로 극장에 돌아온다. 영화의 비극적인 결말은 '행복한' 결말로 대체된다.

프라딥 드위베디 에로스 미디어 그룹 CEO는 기술 혁신이 회사의 장기적인 창의적·상업적 비전의 일부라고 밝혔다. 또 비슷한 방식으로 결론을 바꾼 영화를 재개봉하기 위해 3000개 이상의 출시작 리스트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가 그 기술을 활용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왜 안 하겠는가"라며 "관객이 무엇을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공생적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작을 감독한 아난드 L 라이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재개봉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성된 영화가 감독 동의 없이 수정되고 재공개될 수 있다면, 이는 영화 제작자의 목소리가 불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인도 영화·텔레비전 감독 협회와 법적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에서는 운명의 기로에 선 종교 간 커플이 등장하며, 원래 결말에서는 두사람 중 한명이 죽는다.

드위베디 CEO는 이번 재개봉작이 인간의 감독을 거쳤으며, 원작 영화의 대체물이 아닌 선택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감독의 비난은 "감정적"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라이 감독은 최근 에로스와 파트너십이 종료, 영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개봉은 전 세계 영화 산업 전반에 걸쳐 AI 도입되는 가운데, 극단적인 사례로 꼽힐 만하다. 이와 관련, 할리우드에서는 2023년 배우를 AI로 대체하는 데 반발해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활용 사실을 공개하는 등 할리우드도 생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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